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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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루레몬, 파타고니아, 노스페이스 등의 제품을 납품하는 의류업체 영원무역이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을 300억원어치가량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그룹이 지난 8월에 블록딜로 매각한 지분을 사들인 것으로 추산된다. 영원무역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백기사(우호 주주)'로서 매입을 한 것인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영원무역은 최근 한진칼 주식 48만주(0.71%)를 300억원에 매입했다. 주당 매입가격은 6만2530원으로 추산된다.

이 회사의 매입가격 등을 고려하면 반도그룹의 지분을 사들인 것으로 관측된다. 반도그룹은 지난 8월 말 보유한 한진칼 지분 15.75%(1075만1000주)를 LX판토스(매각 지분 3.83%)와 델타항공(1.68%) 등 국내외 기업에 클럽딜(소수 기관만 모아 장외 또는 시간 외 거래로 지분을 매각하는 거래) 형태로 매각했다. 반도그룹이 보유한 잔여 지분은 0.99% 수준이다. 당시 매각금액은 주당 6만2500원 수준이었다.

반도그룹이 매각한 한진칼 지분을 사들인 업체들은 모두 우호 주주로 분류된다. 현재 조 회장(지분율 5.78%) 및 특수관계자 지분은 18.73%에 이른다. 산업은행(10.49%) 델타항공(14.78%) LX판토스(3.83%) 네이버(지분 0.99%) 등 우호 주주 지분까지 합치면 48.82%에 이른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의류를 생산하는 영원무역은 룰루레몬, 파타고니아, 노스페이스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이 회사가 한진칼과의 사업과 전략적 측면에서 큰 교감이 없는 만큼 '깜짝 매입'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략적 측면에서 접근했을 가능성도 상당하다.

영원무역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가치는 현재 매입가를 크게 밑돌고 있다. 전날 한진칼 종가(4만600원)를 적용한 보유지분 가치는 195억원에 이른다. 한진칼 주식의 평가손실은 105억원에 달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