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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 집중탐구


돌아온 배당주의 계절…눈돌리는 투자자들
2년만에 배당 가능성에 강원랜드 주목…수익률은 '글쎄'
고금리 환경에 실적 회복 아직…"내년 노려야"
강원랜드 로비의 모습. /사진=한경 DB
강원랜드 로비의 모습. /사진=한경 DB
찬 바람이 불면서 배당주 투자에 관심이 높아지는 시기가 찾아왔습니다. 대표 배당주인 강원랜드가 올해는 배당에 나설 것으로 점쳐지면서, 변동성 장세 투자처로 주목을 받고 있죠. 일부 투자자들은 주가가 조정받을 때 선제적으로 비중을 늘릴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시장 전망이 마냥 밝은 것은 아닙니다. 고금리 상황에서 강원랜드의 배당주 투자 매력은 떨어졌기 때문이죠. 전문가들은 강원랜드에 대한 배당주 투자와 관련해선 올해보단 내년이 적기라고 보고 있습니다. 올해 실적이 큰 폭으로 회복하더라도 예상 배당수익률(주가 대비 배당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의 비중)은 1%대에 불과합니다.

'폐광지역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근거로 설립된 강원랜드는 석탄 산업 사양화로 낙후한 폐광 지역 경제를 진흥시키기 위해 국내 카지노업체 중 유일하게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강원랜드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2년간 적자로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았으나 올해는 배당금을 지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실 강원랜드는 시장에서 대표 배당주로 꼽힙니다. 증권사들은 매년 연말이 가까워지면 강원랜드가 배당주로 매력이 있다는 리포트를 내놨죠.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5년부터 2019년(배당기준일)까지 1주당 배당금은 900~990원이였으며, 당시 배당수익률도 2.7~3.0% 사이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 1%대 불과…왜?

올해는 어떨까요. 이달 들어 증권가에선 강원랜드 배당수익률(주가 대비 배당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의 비중)이 최소 1.50%에서 1.87% 사이가 될 것으로 봤습니다. 증권사 3곳(하나, 키움, KB증권)이 올해 1%대 배당수익률을 전망한 것이죠.

우선 강원랜드의 실적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1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9.1% 증가했다고 이달 10일 공시했죠. 같은 기간 매출액과 당기순이익도 크게 늘었습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2.1% 증가한 3975억원, 당기순이익은 265.9% 증가한 74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강원랜드의 지난 3분기까지의 누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1.3% 증가한 9359억원, 같은 기간 누적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에 성공해 1991억원을 기록했죠. 순이익은 1063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렇게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는 큰 폭의 실적 회복세를 보인 듯합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전 실적과는 아직 격차가 큽니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3분기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조1472억원, 4370억원입니다. 이 기간 당기순익은 2820억원이죠. 당시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올해 3분기와 비교했을 때 2~3배가량 차이가 납니다. 코로나19 직격탄에서 아직 완전히 회복됐다고 말하긴 힘든 상황이죠.
강원랜드 전경. /사진=한경DB
강원랜드 전경. /사진=한경DB
1.5%의 배당수익률을 전망한 키움증권은 강원랜드 3분기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에는 부합했으나 당장 배당주로서는 매력이 없다고 평가했죠. 올해 배당 성향을 50%로 감안 시 주당배당금(DPS)은 350원 내외로 결정될 것으로 봤습니다.

이남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강원랜드 카지노 사업이) 올해 여름 성수기 후 비수기로 진입했는데, 내년 실적이 가파르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특히 순이익이 가파르게 개선될 것으로 보이는 내년에 배당주로서의 매력이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사실상 올해는 배당주로서 매력이 없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남수 연구원이 예상한 내년 강원랜드의 예상 배당수익률은 3.8%로 입니다. 올해 1.5%보다 2배가 넘는 수치죠.

올해보단 내년 적기…고금리에 매력도 떨어져

최근 가파른 기준 금리 인상이 배당주로서의 매력을 떨어트린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나증권은 강원랜드의 올해 예상 주당배당금으로 500원을 제시했습니다. 배당수익률도 1.87%로 예상했습니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강원랜드를 두고 시중 금리가 5% 내외까지 상승한 것이 배당주로서의 가치를 상대적으로 낮추는 요인이라고 분석했죠. 이 연구원은 "3분기 성수기 이후 4분기부터 카지노 고객들이 다소 정체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금리 상승으로 배당주 매력도 하락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올해보단 내년에 배당주로서의 매력이 있을 것으로 봤습니다. 이 연구원은 "내년 강원랜드의 이익이 예상대로 회복할 경우 배당수익률이 4%에 근접할 것"이라고 설명했죠. 하나증권이 추정한 강원랜드의 2023년 영업이익은 4754억원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영업이익의 95% 수준입니다.
[마켓PRO] '배당주' 강원랜드 살까 말까…예상 수익률 살펴봤더니
결국 고금리 속에서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배당주 매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강원랜드가 2019년 배당금(주당 900원)을 지급할 때 순이익은 3346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시가배당률은 3.0%였죠. 결국 내년에 900원가량의 배당금을 받기 위해선 강원랜드가 3300억원대의 순이익을 회복해야 한다는 분석이기도 합니다. 이 기간 강원랜드의 영업이익은 5011억원이었죠.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기준 금리 인상 등 대내외 악재로 주식시장 변동성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 이에 따라 시장 등락과 관계없이 안정적으로 수익을 안겨주는 배당주 투자를 눈여겨보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면서도 "배당주 투자에 앞서 해당 종목의 실적 여부를 먼저 확인, 손해를 보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강원랜드 프로필(11월14일 종가기준)
현재 주가: 2만4250원
PER(12개월 포워드): 16.1배
적정주가: 3만3250원(최근 3개월 내 증권사 평균 목표가)
연간 영업이익·순이익 컨센서스: 2761억원, 1776억원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