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미국 애리조나주에 반도체 공장을 추가로 짓는 안을 고려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TSMC가 애리조나주에 최첨단 반도체 생산공장을 세운다는 계획을 몇달 안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2020년 TSMC가 발표한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반도체 공장 건설 계획과는 별도로 진행되는 사안이다. 이 피닉스 1공장 부근 부지에 2공장을 추가 건설한다는 뜻이다. 2공장에서는 3나노미터(nm·10억분의 1m) 트랜지스터 생산이 유력하며, 2공장 건설에는 1공장과 유사한 규모인 120억달러(약 16조4000억원)가 투자될 전망이라고 WSJ는 보도했다. TSMC는 2공장이 될 가능성이 있는 건물을 건설해 첨단 반도체 생산을 할지 여부를 고려하고 있으나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진 않았다고 밝혔다.

TSMC가 미국에 추가로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려는 계획을 검토하게 된 배경에는 미국 반도체산업 육성법이 있다. 이 법에 따라 미국에 반도체 시설을 짓는 기업은 거액의 보조금 및 세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TSMC 경영진의 낙관론도 반영됐다. TSMC는 일본 싱가포르 등에서도 생산능력 확장을 계획하기도 했다.

TSMC의 피닉스 1공장은 다음달 장비 도착식을 열고 2024년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