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코로나19 통제 조치로 애플 아이폰 최대 생산기지를 폐쇄했다. 해당 공장에선 근로자 사망설까지 나왔다. 중국의 서비스업 경기도 두 달 연속 위축됐다.

3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보건당국은 2일부터 9일까지 7일간 허난성 정저우시의 폭스콘 공장이 있는 산업단지에 폐쇄 명령을 내렸다. 정저우에선 지난 1일 358명에 이어 2일에도 167명의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했다.

대만 기업인 폭스콘은 애플의 최대 하청업체다. 정저우 공장에선 최신 기종인 아이폰14 시리즈를 80% 이상 생산한다. 정저우 공장은 직원들이 시설 내에서 숙식하는 ‘폐쇄 루프’ 방식으로 운영해왔다. 정저우시는 최근 시 전역을 봉쇄하면서도 폭스콘 공장은 예외를 인정했으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장 내에서 노동자가 사망했다는 루머까지 퍼지자 폐쇄로 방침을 바꿨다.

정저우 공장 근로자는 20만 명 이상이다. 이들은 밀집된 공간에서 일하다가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지난달 말부터 공장을 탈출하고 있다. 폐쇄식 관리로 인해 식료품 공급이 끊기고 위생 상태도 나빠졌다고 직원들은 전했다. 근로자들의 대규모 탈주로 주변 지역에 코로나19가 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당국이 전면 봉쇄를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애플은 지난 9월 출시한 신제품 아이폰14 시리즈의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비상이 걸렸다. 아이폰은 애플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한다. 7~9월 전체 매출 901억달러 가운데 아이폰 매출은 426억달러였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정저우 공장 폐쇄를 계기로 폭스콘의 탈중국이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폭스콘은 이미 인도와 베트남 등으로 생산기지를 옮기고 있다. 하지만 부품업체는 여전히 대부분 중국에 있고, 인도 공장도 중국에서 받은 부품을 조립과 포장만 하는 수준이다.

한편 경제매체 차이신이 조사하는 중국의 10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8.4로 9월 49.3에서 더 떨어졌다. 기업들의 경기 전망을 설문으로 조사하는 PMI는 50 이상이면 확장, 그 아래면 위축을 나타낸다. 차이신은 코로나19 통제가 활력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