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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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3일 장 초반 1% 넘게 밀리면서 2300선이 붕괴됐다. 간밤 미 증시에서 미국 중앙은행(Fed) 정책 불확실성이 재확대된 가운데 우리 증시에도 악영향이 건너온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9시14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일보다 39.53포인트(1.69%) 밀린 2297.34에 거래되고 있다. 개인 홀로 954억원 사들이고 있는 데 반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76억원, 800억원어치 팔아치우고 있다. 현재 기준 장중 기록한 최저치는 2296.44다.

지수가 짓눌리면서 시가총액 상위 10종목들은 대부분 내리고 있다. 삼성전자(-2.01%), 삼성바이오로직스(-2.06%), SK하이닉스(-2.37%) 등 시총 대형주들이 2% 넘게 내렸고 현대차(-1.82%), NAVER(-2.87%), 기아(-1.66%) 등도 크게 밀리는 중이다.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은 0.7% 오르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일보다 9.49포인트(1.36%) 내린 687.85에 거래 중이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37억원, 58억원 순매수 중인 반면 기관 홀로 87억원어치 팔아치우고 있다.

유가증권시장과 마찬가지로 시총 상위 10종목들은 대부분 파란불을 켰다. 에코프로비엠(-0.27%), 셀트리온헬스케어(-2.75%), 엘앤에프(-0.69%), HLB(-2.2%), 카카오게임즈(-3.29%), 펄어비스(-2.24%), 셀트리온제약(-2.36%) 등이 내리고 있다. 반면 에코프로(0.74%)만이 소폭 오르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7.9원 오른 1425.3원에 개장했다.

증권가는 이날 국내 증시는 11월 FOMC 이후의 Fed 정책 불확실성 재확대 속에서 테슬라아마존 등 빅테크 성장주를 중심으로 한 미국 증시 급락에 영향을 받으면서 약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장 마감 후 퀄컴(-4.1%)이 부정적인 매크로 환경으로 인한 수요약화 문제로 예상보다 부진한 가이던스를 제시한 데 따른 악영향도 국내 관련 업종 투자심리를 제약할 것으로 봤다.

물론 악재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 저평가 유인, 중국 내 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외국인 수급 여건이 우호적이고 미국 증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지수 하단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간밤 Fed의 통화정책 방향 전환(피벗)을 기대하던 뉴욕증시는 2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의장의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태도에 좌절했다.

Fed는 1∼2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예상대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3∼3.25%에서 3.75∼4%로 0.75%포인트 올렸다. 6월과 7월, 9월에 이어 이례적 4연속 자이언트 스텝으로 1988년 이후 가장 가파른 속도의 인상으로 평가된다. 그만큼 현재 미국 내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여전히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시장은 Fed가 11월 FOMC 정례회의 직후 향후 금리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을 시사한 데 일제히 환호했으나, 이후 파월 의장이 회견에서 "최종금리 수준이 지난번 예상보다 높아질 것"이라며 "금리인하 전환 논의는 매우 시기상조"라고 못 박자 일제히 급락 전환했다.

2일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05.44포인트(1.55%) 떨어진 3만2147.76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96.41포인트(2.50%) 하락한 3759.6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66.05포인트(3.36%) 급락한 1만524.80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