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 한미사이언스는 한미헬스케어와의 합병으로 사업 경쟁력이 배가될 것이라고 29일 밝혔다. 양사는 합병을 추진 중이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현재 한미헬스케어와의 합병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한미헬스케어가 보유한 경쟁력 있는 사업 분야를 품게 돼 매출 등 내년 주요 경영지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헬스케어와의 합병은 한미사이언스가 강력한 자체 성장동력을 갖추게 된다는 뜻"이라며 "기존 한미헬스케어의 사업을 더욱 발전시키고 신성장동력 발굴과 개발에 매진해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을 선도하는 우수 기업으로 비상할 것"이라고 했다. 한미헬스케어는 경기도 송탄 공장에 제조시설을 구축해 콩을 통째로 갈아서 만드는 전두유 공법으로 자체 브랜드 '완전두유'를 생산하고 있다. 국내외 다양한 기업과 협업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고단백질 음료를 개발해 '케어 미'라는 신규 브랜드를 출시했다. 해외 개척도 본격화하고 있다. 또 유착방지제 '가딕스'를 필두로 지난 17년 간 수술용 치료재료 등 분야에서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고 했다. 한미약품그룹의 정보기술(IT) 시스템유지 보수 경험을 토대로 제약 및 다양한 사업군에서 디지털 기반의 IT 시스템 개발 및 플랫폼, 솔루션 사업 등을 펼치고 있다. 임종훈 한미헬스케어 대표는 "지주사와의 합병은 십수년간 축적해 온 한미헬스케어만의 글로벌 경쟁력을 배가하는 획기적인 전환점"이라며 "헬스케어 각 사업 부문의 고도화는 물론, 지주사의 미래가치를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데 핵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헬스케어와의 합병에 따라 한미사이언스는 올해 작년 대비 500% 가량 성장한 1500억원대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미사이언스는 2021년 363억원, 한미헬스케어는 104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한미사이언스는 지난 23일 이사회를 열고 한미헬스케어와의 소규모 합병을 승인했다. 합병기일은 오는 11월 1일이다.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
국내 제약·바이오 종목 가운데 1주일 동안 가장 ‘핫(hot)’하고 ‘콜드(cold)’했던 종목을 쏙 뽑아 들여다봅니다. <한재영의 바이오 핫앤드콜드>는 매주 토요일 연재됩니다.9월 19~23일 주간 제약·바이오 업종 가운데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종목은 한미약품입니다. 한미약품은 주당 28만4000원에 이번주 거래를 시작해 23일 23만7000원으로 한 주 거래를 마쳤습니다. 16.5%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23일에만 15.4% 급락했습니다. 한미약품 주가는 지난 13일엔 반짝 상승을 했습니다. 전 거래일 30만2000원에 거래를 마친 한미약품 주가는 장중 8% 넘게 올라 32만6500원을 찍기로 했습니다.다만 이날 주가는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해 0.99% 상승에 그쳤습니다. 한미약품은 최근 1~2주 가장 '핫'했던 종목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 회사가 미국 파트너사인 스펙트럼에 기술이전한 신약 후보물질 2개의 희비가 엇갈렸기 때문입니다. 먼저 '희(喜)'입니다. 한미약품이 개발한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미국 제품명 롤베돈)가 추석 연휴였던 지난 10일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문턱을 넘었습니다. 롤론티스는 한미약품이 지난 2012년 스펙트럼에 기술수출 후 공동개발 해온 신약입니다. 항암 치료를 받은 환자의 백혈구에서 호중구가 감소하는 질환을 치료하는 목적의 신약입니다.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호중구는 우리 몸에 침입한 혈액 내 세균이나 박테리아를 파괴하는 최전선 '방패' 역할을 합니다. 호중구가 줄어들면 감염이 쉽게 되고, 생명에 위협이 됩니다. 보통 백혈구 내 호중구 비율이 50~70%가 정상인데, 호중구의 수가 1500 이하로 떨어진 경우 호중구 감소증이라고 합니다. 롤론티스는 과립구를 자극하는 방식으로 호중구를 증가시키는 원리의 약물입니다. 이를 과립구집락자극인자(G-CSF) 계열의 약물이라고 합니다.롤론티스는 한미약품의 자체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첫 신약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습니다. 랩스커버리는 약효를 오랜 기간 지속시켜주는 장기지속형 플랫폼입니다. 호재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소폭 반짝 상승에 그친 채 거래를 마친 건 호재가 현실화하면서 차익 실현이 일부 이뤄졌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투자업계 관계자는 "롤론티스 FDA 허가 뉴스를 기다리던 투자자들이 실제 뉴스가 나오자 매도에 나섰다"고 했습니다. 실제 이날(13일) 개인이 161억원어치를 순매수했을 뿐 외국인(133억원), 기관(27억원), 심지어 투신(7억원)과 사모펀드(5억원), 기타법인(2억원)에서도 순매도를 보였습니다. FDA 허가가 단기 호재로 기다려왔던 뉴스라면, 실제 허가가 난 이후에 대한 우려도 주가를 끝까지 밀어올리지 못한 이유로 꼽힙니다. 미국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 시장은 연 3조원 규모라고 합니다. 이 시장은 미국 암젠의 신약 '뉴라티스'가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시장입니다. 한미약품의 롤론티스는 후발주자라는 얘깁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8월 기준으로 뉴라티스 점유율은 13.3%이고, 뉴라티스 패치가 45.9%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암젠이 점유율 59% 이상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죠. 뉴라티스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도 40.8%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후발주자인 롤론티스 판매를 맡은 스펙트럼의 영업력에 대해 우려가 크다"며 "매출 성장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코멘트했습니다. '비(悲)'는 롤론티스와 함께 또 다른 FDA 허가 기대주였던 먹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포지오티닙의 허가 좌절 소식입니다. FDA 항암제자문위원회(ODAC)가 23일 포지오티닙을 신속 승인해줄지 여부에 대해 표결을 한 결과 9대4의 비율로 부정적 의견이 많았습니다.한미약품은 이런 권고 내용을 통보 받았고요. 물론 위원회의 판단은 어디까지나 권고이기 때문에 FDA의 최종 결론이 나온 건 아닙니다. 그럼에도 자문위원회의 공식적인 발표가 있기 전인 20일(현지시간) 이런 내용을 담은 브리핑 문서의 내용이 외신을 통해 전해지자 한미약품 주가는 21일 15.54% 급락했습니다.파트너사인 스펙트럼의 주가도 37.5% 급락했습니다. 위원회가 포지오티닙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낸 건 이 약을 투약했을 때 환자가 얻을 혜택이 위험보다 크지 않다고 봤기 때문입니다.높은 수준의 독성과 최적화되지 못한 용량 등이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로이터통신이 보도한 FDA 자료에 따르면 "만약 포지오티닙이 신속승인을 권고 받는다면 지금까지 승인 받은 폐암 치료제 가운데 가장 덜 효과적일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톰 리가 스펙트럼 최고경영자(CEO)는 위원회 회의 결과에 큰 실망감을 나타냈습니다. FDA는 오는 11월 24일까지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입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포지오티닙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 않았던 상황에서 주가 하락은 향후 허가 불발 예상, 재료 소멸 인식 등 투자심리 이슈가 더 크게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한미약품그룹의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는 이사회를 열고 한미헬스케어와 합병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합병은 올해 11월 초에 완료될 예정이다.비상장 업체인 한미헬스케어는 한미사이언스의 관계사로, 건강기능식품과 의료기기 사업을 하고 있다. 한미사이언스는 이번 합병을 통해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한미헬스케어가 진행해오던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가 중심을 잡고 그룹사 전체의 미래가치를 더욱 높이는 혁신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자체 수익모델을 기반으로 그룹사의 미래성장동력 창출에 보다 적극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