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플레 감축법에 韓·中 배터리 산업 '출렁'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수혜가 예상되고 있다. 반면 중국 업체들은 미국으로의 확장이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변화가 배터리산업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까. 양국 대표 배터리 업체들의 수익 구조를 분석해보자.

지난 5년간 CATL은 10% 정도 순이익률을 달성해왔다. 3~4%를 기록한 LG에너지솔루션보다 4~5%포인트 높다. CATL이 공정하지 않은 경쟁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지만 정확히 어느 정도가 보조금의 영향인지 살펴봐야 한다.

중국 정부 보조금은 전체 매출의 1~2% 수준이다. 자산화돼 있는 보조금은 10배가 넘는다. 하지만 순이익률에 주는 직접적인 영향은 1~2%포인트에 불과하다.

감가상각 내용연수에도 차이가 있다. CATL은 5년, LG에너지솔루션은 6년6개월에 걸쳐 상각을 진행한다. 매출 대비 감가상각비는 두 곳 모두 8% 정도지만, CATL이 더 보수적으로 상각하는 것이다. 만약 CATL의 감가상각 기간을 6년6개월로 늘리면 순이익률이 10~12%로 2%포인트 상승한다.

결국 차이는 입지에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공장이 전 세계적으로 흩어져 있다. 반면 CATL은 95%가 중국에 있고 주요 원재료도 현지 조달하고 있다.

현지 업체 위주로 영업하는 CATL과 달리 LG에너지솔루션은 세계 곳곳에 납품한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은 매출 대비 판관비 비중이 CATL보다 두 배 정도 높다.

IRA는 CATL이 중국 정부로부터 받는 유형의 혜택을 LG에너지솔루션에 주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배터리 생산량 ㎾h당 35달러의 보조금을 준다고 한다. 배터리 생산 단가(㎾h당 140달러)를 고려했을 때 상당히 큰 금액인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미국 의회의 예산집행 스케줄을 감안할 경우 실제 받는 금액은 미국 매출의 5% 이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속성도 문제다. 얼마나 오랫동안 외국기업에 혜택을 줄지도 불분명하다.

CATL의 미국 시장 진출에는 제약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현지 전기차 시장을 바탕으로 성장은 이어가겠지만, CATL 경영진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매뉴라이프자산운용 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