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용찬 유안타증권 잠실메가센터 PB가 한경닷컴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종목을 눈여겨 보라고 조언했다. /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홍용찬 유안타증권 잠실메가센터 PB가 한경닷컴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종목을 눈여겨 보라고 조언했다. /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증시가 추락하면서 보유했던 주식을 팔아버리고 투자를 잠시 쉬거나 아예 증시를 떠나는 개인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코스피는 작년 6월 3300선까지 오른 후 줄곧 내리막길을 걷다 최근 2200선으로 내려갔다.

증권시장 대기자금으로 불리는 투자자 예탁금도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초 약 71조원에 달했던 투자자 예탁금은 최근 49조원대로 떨어졌다. 10개월여 사이에 22조원가량이 줄어든 셈이다.

이처럼 증시를 떠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지만, 이럴 때에 시장을 떠나지 말 것을 조언하는 전문가도 있다. 홍용찬 유안타증권 메가센터잠실 PB는 오히려 증시가 하락할 때 주식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스피, 저평가 수준…앞으로 반등 가능성↑"

홍 PB의 분석에 따르면 2002년 4월 이후로 지금까지 코스피 일자별 주가순자산비율(PBR)의 평균은 1.18배였다. 그러나 올해 10월 14일 기준 PBR은 0.86배로 과거에 비해 현재는 저평가 수준에 있다. 현재 PBR 수준은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약간 덜한 저평가 상태로 코스피 지수의 상승확률 또한 높아 확률적으로 주식을 매수하기에 매우 유리한 시점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홍 PB는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비중을 줄이는 것은 위험회피 측면에서 가능하지만 아예 투자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좋아보이지 않는다"며 "오히려 지금 권하고 싶은 것은 주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이너스인 종목을 계속 보유하기는 힘들지만 그 종목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를 생각해야 한다"며 "앞으로 1년 후에는 주가가 지금보다 오를 확률이 높기 때문에 미래를 보고 투자한다면 주식을 매수하는데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꼽은 주목해야 하는 종목군으로는 낙폭 과대주를 제시했다. 언제 반등할지는 알 수 없지만 주식 시장은 장기적으로 상승하기 때문에 저평가 구간에서는 앞으로 반등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는 "주식시장이 폭락한 이후에 다시 반등을 시작할 때 반등 초반에 하락율이 컸던 종목들이 가장 먼저 강하게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며 "반등을 예상한다면 낙폭 과대주를 매수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홍 PB는 주식투자가 자산을 불리는 굉장히 좋은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주식시장은 장기적으로 우상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저평가 국면에서 매수했을 때는 이후에 상승할 확률이 더 높다는 것이다. 그는 "싸게 사서 비싸게 팔면 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것을 잘 하지 못한다"며 "그럴 바엔 저평가된 종목을 산 다음에 시장을 아웃퍼폼(시장수익률 상회)하려고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퀀트투자, 판단 실수 줄이고 올바른 투자 가능

홍 PB는 2006년 유안타증권의 전신인 동양증권에 입사해 16년째 증권업에 계속 몸담고 있다. 그는 퀀트방식으로 랩상품을 운용하면서 고객 수익 증대에 도움을 주고 있다. 퀀트투자는 주관적인 판단은 배제하고 객관적인 것만 이용해 투자하는 방법이다. 주관적인 판단으로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저지르기 쉬운 실수를 줄일 수 있다는 측면이 있다.

백테스트가 가능한 것도 큰 장점이다. 백테스트란 어떤 투자 전략이 과거에 어느 정도 수익이 나는지, 얼마나 위험한지를 알아보기 위해 역사적인 데이터를 이용해 전략을 시뮬레이션 하는 과정을 말한다.

홍 PB는 퀀트투자의 단점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굳이 꼽자면 조금 심심하고 재미가 없다 정도"라고 주장했다. 그는 "백테스트가 불가능해 백테스트 없이 투자를 한다면 내가 투자하는 방법이 정말 수익이 나는 방법인지 확신할 수 없다"며 "반대로 백테스트를 진행한 투자자라면 수익이 정체돼 있는 기간에도 확신을 가지고 계속 올바른 투자방법을 이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퀀트투자 예찬론자가 된 홍 PB는 2010년에 진행했던 투자가 퀀트투자에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됐다. 그는 "과거에 종목을 하나 찾아서 투자해 30%의 수익을 거뒀는데 당시 제가 투자한 종목 외에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고 배당이 높은 종목의 수익률을 찾아보니 수익률이 더 높았다"며 "그 다음부터는 주관적 판단을 배제하고 영업이익률, 부채비율 등 다양한 재무비율들을 백테스트 해보면서 통계 위주로 투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퀀트투자를 해보고자 하는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PBR을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주식 투자에 있어 PBR이 생각보다 잘 작동하는 지표"라며 "저PBR 종목 위주로 투자한다면 괜찮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홍 PB는 분산투자를 강조했다. 그는 "주식투자는 운이 많이 작용해 올바른 방법으로 투자해도 운이 나빠 손실이 나기도 한다"며 "운이 수익률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지만 크기를 줄일 수는 있다"며 "그 크기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 분산투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주식 투자를 할 경우 최소 20종목 이상 분산투자를 해야 한다"며 "더 나아가 자산배분도 고려한다면 더욱 성공적인 투자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검증 안 된 투자 자제해야…시장 아웃퍼폼하는 주식 찾아라"

홍 PB는 자신의 투자 원칙으로 백테스트를 통해 검증해 보지 않은 투자 전략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꼽았다. 주관적인 판단을 배제하고 객관적인 것만 이용해 투자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주위에서 이런저런 방법으로 돈을 벌 수 있다고 얘기를 들으면 그것을 그냥 믿지 않고 전부 다 백테스트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위에서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주장들을 하나씩 백테스트 하다 보면 많은 지식이 쌓이게 되고 그만큼 시장에 대한 이해가 넓어지게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홍용찬 유안타증권 잠실메가센터 PB가 퀀트투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홍용찬 유안타증권 잠실메가센터 PB가 퀀트투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그는 "주식투자에 있어 저의 주관적 판단 능력은 뛰어나지 않다"며 "주관적 판단 능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시장을 통계 내서 알지 못했던 현상을 알아내는데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는다"고 말했다.

최근 투자자들에게 발견되는 트렌드는 과거에는 유행하는 자산군에만 집중투자하는 경향이 강했다면 이제는 다양한 자산에 분산해 계좌의 변동성을 줄이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는 "국내외 주식과 채권, 금, 원자재 등의 자산들로 분산투자하면 변동성과 최대 손실폭을 크게 줄이면서 좋은 수익을 거둘 수 있어 매우 긍정적인 트렌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홍 PB는 투자자들에게 너무 지나치게 타이밍을 맞추려고 노력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그는 "트레이딩을 통해 수익을 내려고 하기보다는 시장을 아웃퍼폼할 주식을 찾아 보유하는 방법으로 투자해야 한다"며 "시장을 아웃퍼폼할 주식을 찾는 것이 시장이 오를지 떨어질지 타이밍을 맞추는 것보다 훨씬 쉽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