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도 27% 떨어져…"당분간 반등 어려워"

국내 증시가 가파르게 하락하는 상황에서도 개인 투자자들은 국내 성장주 양대 산맥인 네이버와 카카오를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최근 하락을 거듭해 투자자들의 손실이 불가피한 가운데 당분간 반등의 기회를 찾기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성장주'에 물린 개미들…'순매수 1위' 네이버 30%대 급락
◇ 다른 종목 팔아도 '네카오'는 샀다…주가는 급락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4일 기준 최근 1개월간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네이버로, 이 기간 8천121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외국인이 네이버를 8천832억원 순매도하며 시장에 쏟아낸 매물을 개인이 대부분 받아냈다.

기관은 381억원을 순매수했다.

네이버의 외국인 보유율은 53.14%에서 49.93%로 떨어졌다.

개인은 이 기간 카카오도 1천561억원 순매수해 3위 자리에 올렸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564억원, 987억원을 순매도한 물량을 개인이 사들인 것이다.

카카오의 외국인 보유율도 28.29%에서 28.15%로 소폭 감소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를 합치면 이 기간 개인의 순매수 금액은 9천682억원에 이른다.

순매수 2위 종목인 '국민주' 삼성전자를 4천83억원 순매수한 것까지 포함하면 개인은 이들 세 종목만 1조3천765억원 순매수했다.

이 기간 개인의 유가증권시장 전체 순매수 금액인 1조8천607억원에 근접하는 규모다.

국내 증시가 불안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개인들은 다른 종목을 팔더라도 이들 종목의 반등을 기대하며 저점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개인들의 매수세에도 최근 이들 종목의 주가는 내림세를 지속했다.

글로벌 금리 인상이 지속되는 만큼 성장주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연일 52주 신저가를 경신할 만큼 타격이 심했다.

성장주는 금리가 높아지면 미래 실적에 대한 할인율이 높아져 불리해진다.

네이버는 지난 14일 16만5천500원에 거래를 마감해 최근 한 달간 주가가 30.61% 떨어졌다.

전날인 13일에는 장중 15만5천원까지 밀리며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특히 지난 4일에는 북미 최대 패션 C2C 커뮤니티 '포쉬마크'를 인수한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하며 당일에만 주가가 8.79% 떨어졌고, 이튿날에도 7.08% 추가 하락했다.

카카오는 지난 14일 5만1천400원에 거래를 마치며 같은 기간 주가가 26.57% 하락했다.

카카오 역시 지난 13일 장중 4만7천300원까지 내려가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이 기간 카카오페이(-43.15%), 카카오뱅크(-34.70%), 카카오게임즈(-26.16%) 등이 동반 급락해 증권가에서는 카카오그룹의 기업 가치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성장주'에 물린 개미들…'순매수 1위' 네이버 30%대 급락
◇ 증권가 목표주가 줄하향…"기다림의 시간 필요"
이달 14일 코스피가 전 거래일 대비 2.30% 오른 2,212.55에 마감하며 2,210선을 회복하자 네이버와 카카오도 이날 하루 각각 4.42%, 8.67% 급등에 성공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들 종목의 주가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당장 올해 3분기 실적 역시 부진할 전망이다.

네이버의 경우 포쉬마크 인수 이후 상당수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내렸다.

한국투자증권(33만원→30만원)과 NH투자증권(36만원→27만원), 다올투자증권(38만원→26만원), 삼성증권(35만원→28만원), 이베스트투자증권(35만원→28만2천원), IBK투자증권(35만원→31만5천원), DS투자증권(33만원→27만원) 등이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외국계 투자은행(IB)인 노무라증권도 네이버 목표주가를 기존 34만원에서 18만원으로 하향 조정하고, 투자의견도 '매수'에서 '중립'으로 변경했다.

정호윤·안도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0.6% 증가한 2조800억원, 8.9% 감소한 3천64억원으로 컨센서스(시장 예상치)를 하회할 전망"이라며 "2020년 이후 네이버의 영업이익률(OPM)은 꾸준히 하락하고 있고, 3분기에도 매출 증가율 둔화와 비용 증가 영향으로 역대 최저 수준인 14.7%를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카카오 역시 사정이 다르지 않다.

최근 현대차증권(10만4천원→9만원), 이베스트투자증권(10만5천원→7만4천원), 한화투자증권(11만원→8만5천원), 다올투자증권(10만원→6만3천원), NH투자증권(11만원→7만8천원), SK증권(11만원→7만4천원) 등이 목표주가를 내렸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의 3분기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7.2% 증가한 1조8천669억원, 영업이익은 9.7% 증가한 1천845억원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겠지만, 컨센서스에는 다소 미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