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와 올 들어 쏟아져나온 상당수 테마형 상장지수펀드(ETF)가 마이너스(-) 수익률에 허덕이고 있다. 이 와중에 신재생에너지와 2차전지 관련 ETF만 큰 수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기업들의 뚜렷한 실적 성장세에 힘입어 시장 대비 10% 이상 수익을 내며 고공행진 중이다.

○테마형 ETF 65개 중 14개만 수익 내

테마형 ETF, 2차전지·신재생만 웃었다
1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상장된 65개의 테마형 ETF 중 지난 3개월(7월 13일~10월 13일)간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건 14개(21.5%)에 불과했다. 수익을 낸 ETF는 대부분 신재생에너지와 2차전지 또는 이들 분야를 함께 담은 기후변화 관련 ETF였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7.12%, 코스닥지수는 -14.62%를 나타낸 가운데 시장 대비 큰 수익을 낸 것이다.

태양광 관련 기업들의 성장세에 기댄 신재생에너지 분야 ETF가 주로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KODEX K-신재생에너지액티브’는 9.6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TIGER FN신재생에너지’(1.92%)와 ‘HANARO FN친환경에너지’(1.33%)도 선방했다.

전기차 생산량 확대로 2차전지 관련 ETF도 짭짤한 수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KODEX 2차전지산업’(7.55%), ‘TIGER KRX2차전지K-뉴딜’(6.31%) 등이 대표 상품으로 꼽힌다.

신재생에너지와 2차전지, 전기차 등을 아울러 담은 기후변화 테마 ETF도 마찬가지였다. ‘SOL KRX기후변화솔루션’(4.73%) 등은 시장 대비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수익을 낸 테마 ETF의 공통점으로 뚜렷한 실적 성장세를 꼽았다. 신재생에너지와 2차전지 모두 본격적인 성장을 앞두고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향후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센터장은 “신재생에너지와 2차전지는 중장기적으로 볼 때 시장의 흐름과 별개로 높은 성장세를 보일 분야”라고 내다봤다.

○인터넷·게임 등은 고전

신재생에너지와 2차전지를 제외한 인터넷, e커머스, 게임, 콘텐츠 등의 테마 ETF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TIGER K게임’(-22.65%), ‘KODEX 게임산업’(-22.21%), ‘KBSTAR 게임테마’(-21.99%) 등 게임 테마 ETF의 수익률이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게임업체들의 신작이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데다 성장성 자체에 대한 의문마저 제기되고 있어서다.

각종 온라인 플랫폼을 테마로 한 ‘KBSTAR FN플랫폼테마’(-23.74%), ‘HANRO e커머스’(-21.11%), ‘KODEX FN웹툰&드라마’(-30.05%) 등도 죽을 쒔다.

원자력, 골프, 농업 등 이색 테마 ETF도 마찬가지다. 모두 두 자릿수 마이너스 수익률에 허덕이고 있다. 김 센터장은 “결국 꾸준한 실적 성장 가능성을 입증하느냐 여부에 따라 주가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