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 '작은 아씨들' / 사진=tvN 제공
tvN 드라마 '작은 아씨들' / 사진=tvN 제공
tvN 드라마 '작은 아씨들'이 막을 내렸습니다. 영화 '헤어질 결심' '친절한 금자씨'의 각본을 쓴 정서경 작가의 작품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가 됐죠. 김고은, 남지현, 추자현, 엄지원, 엄기준 등 연기파 배우들의 출연과 '빈센조' 김희원 감독, '괴물' 류성희 미술감독 같은 어벤저스급 제작진을 꾸린 점도 기대를 모았습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도 많았습니다. 700억원을 둘러싼 잔혹동화에 시청자는 환호했습니다.다. 11회까지 '작은 아씨들'의 최고 시청률은 9.7%(10회, 닐슨코리아)로 동시간대 케이블 전 채널 1위를 기록했습니다. 매회 7%를 웃도는 준수한 성적표를 거뒀습니다. 해외에서도 '작은 아씨들' 인기는 뜨거웠는데요. 8일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넷플릭스 TV쇼 부문 세계 랭킹 8위를 기록했고, 한국 외에 인도네시아, 일본, 말레이시아, 타이완 등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베트남에서도 '베트남전 왜곡 논란'으로 방영이 중단되기 전까지 1위를 이어왔죠.

현실을 관통하는 대사들이 SNS에서 많이 회자됐습니다. 특히 "왜 저 사람들이 서울시장 되고 대통령 되려고 기를 쓰겠습니까? 모든 사업의 핵심은 인허가라는 것을 똑똑히 깨닫게 됐거든요"라는 대사는 '제2의 아수라'라는 평을 이끌어냈죠. 가난을 향한 왜곡된 시선도 집요하게 파헤쳤는데요. "가난하게 컸어? 하도 잘 참아서"란 대사가 대표적입니다.

흥행을 이끈 '작은 아씨들'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의 주가는 어떨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말썽' 입니다. 지난 7일 6% 넘게 급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습니다. 연초 9만5000원 선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6만3200원까지 떨어졌는데요. 지난 8월 8만원을 돌파하며 반등하는가 했더니 이내 무너지며 내리막을 걸었습니다.

최근 하락세는 3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 것이란 전망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스튜디오드래곤의 3분기 영업이익은 184억원으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인 210억원을 하회할 전망입니다. '빅마우스' 등 일부 작품의 수익이 반영되지 않은 점 등이 원인으로 꼽힙니다. 이달 들어 보고서를 낸 5개 증권사 가운데 2곳이 목표주가를 내린 이유입니다.

다만 수익성 하락은 단기 악재에 그칠 것이라는 게 증권사들의 공통적 의견입니다. 올 4분기에는 호실적이 기대된다고 입을 모으는데요.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해 '더 글로리', '형사록', '커넥트' 등 오리지널 콘텐츠가 대거 공개되기 때문입니다. 또 해외 현지 제작인 '더 빅 도어 프라이즈(The Big Door Prize)'도 실적에 반영될 예정입니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까지 알려진 콘텐츠 편성 및 납품 일정과 이연된 수익 인식 등을 고려하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38% 늘어난 215억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작은 아씨들'의 포스터에는 '가장 낮고 어두운 곳에서 가장 높고 밝은 곳으로'라는 광고 카피가 쓰여 있습니다. 스튜디오드래곤 주가도 올해 들어 가장 낮고 어두운 곳을 지나고 있는데요. 다가올 연말에는 가장 높고 밝은 곳으로 오를 수 있을까요?

박병준 기자 r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