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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트렌드
l 금융상품 리뷰

한투 미국배당귀족펀드 '원픽'
월이자 채권, 커버드콜도 추천리스트에
슈퍼리치 고객 대하듯
기대수익, 투자시기까지 친절 소개


'찬바람 불면 배당주에 투자하라' 오랜 투자 격언이다. 기업들이 한 해 실적을 결산해 주주들에게 나눠줄 배당금을 결정해온 만큼 찬바람이 부는 연말께 배당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자연스레 높아졌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월 이자 개념의 월배당 상품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는 데다 증시에 진짜 찬바람이 불어닥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배당주로 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어서다.

한경 마켓PRO는 국내 4대 은행과 4대 증권사의 대표 상품 전문가들에게 현시점에 투자할만한 배당 상품 2가지씩을 추천받았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위기엔 미국 배당'으로 쏠렸다. 월 이자 지급식 채권, 커버드콜 상장지수펀드(ETF) 등 다양한 상품도 추천 리스트에 올랐다. 상품 고수들이 엄선한 한파를 이겨낼 피난처는 어디일까?

8명 중 5명이 강추, 배당귀족으로 대피하라

[마켓PRO] 한경 금융상품 평가단이 꼽은 '최고의 배당' 상품은?
8인의 전문가 가운데 5인이 추천 배당상품으로 '한국투자 미국배당귀족펀드'를 꼽았다. 변동성이 높아진 증시에서 투자자들의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지켜온 펀드다. 지난 2020년 설정된 이 펀드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배당귀족지수를 추종한다. 이 지수는 S&P500지수 구성 종목 가운데 25년 연속 배당금이 증가하고, 시가총액이 30억 달러 이상이며 3개월 일평균 거래량이 500만 달러를 넘는 종목을 추려 만들었다. 뉴욕 증시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배당을 주는 종목들이 투자 대상인 셈이다.

통상 연간 5~10%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으로 알려져 있다. 한재혁 하나은행 아시아선수촌PB센터지점 팀장은 "성장주와 가치주의 성격이 조화를 이루어 저렴한 가격과 높은 성장성이란 장점을 갖고 있다"며 "주가변동성이 확대되는 현 시장에서 우수한 하락 방어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동환 한국투자증권 자산컨설팅부 차장은 "달러 강세 기조 전망을 감안할 때, 상대적으로 미국이 타 글로벌 주식 시장 대비 양호한 성과를 보일 전망"이라며 "배당성장주는 하락장에서 우수한 하락 방어효과를 나타내는 경향이 있고, 단순 고배당주 대비에도 장기 성과가 우수하다"고 덧붙였다.

펀드도 투자법이 따로 있다?

고액자산가들의 '투자 집사'로 불리는 이들인 만큼 구체적인 투자법도 함께 제시했다. 김진관 삼성증권 포트폴리오전략팀 수석은 "Fed의 금리인상이 내년 초까지 이어짐에 따라 경기 둔화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내년 말까지 1년 이상 투자할 것을 추천한다"며 "달러 강세 흐름이 지속될 수 있지만 현재 수준 환율에서 투자해 환 변동성에 노출되는 것보다는 환헤지형(H) 상품으로 투자해 환위험을 줄이는게 낫다"고 조언했다. 김대수 신한은행 PWM여의도센터 PB팀장은 김진관 수석과 반대로 "헤지(H) 상품 대비 언헤지(UH)상품이 달러가치 상승에 따른 손실 헤지 효과 있다"며 같은 한국투자 미국배당귀족펀드 중에서 언헤지(UH) 상품을 추천했다. 이동환 차장은 "배당수익률과 자본 차익을 더해 연간 약 10% 수준의 기대수익률을 예상한다"며 "투자기간은 긴축 우려가 완화되는 내년 하반기 시점으로 약 1년간 추천한다"고 했다.

美 배당ETF도 추천…"펀드보다 편리"

한국투자 미국배당귀족펀드 외에도 전문가들의 선택은 미국 배당주에 쏠렸다. 실제 KINDEX 미국 고배당 S&P ETF도 두 명의 전문가의 선택을 받았다. 한재혁 팀장은 "전세계 최대 주식시장 미국에 상장된 대표 고배당주 100종목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10년 연속 배당금을 지급한 미국 주식 중(리츠 제외) 펀더멘털, 현금흐름부채비율, 자기자본수익률, 배당수익률, 5년 배당성장률을 고려해 상위 100종목을 선정해 투자하는 ETF"라고 추천상품으로 소개했다. 그러면서 "배당주의 대표 섹터인 금융, 필수 소비재, 산업재 등이 상위에 포진돼있다"며 "배당과 시세차익 감안 연 7~10% 수익을 기대하며, 1년이상 투자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김대수 팀장은 "변동성 대응력이 있고 상대적으로 현금 보유 비중이 높은 고배당 기업을 선별해 투자하는 것이 안전하다"며 "1, 4, 7, 10월에 배당을 진행하는 상품으로 펀드 대비 매수, 매도 타이밍이 빠르다는 ETF만의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KOSEF 미국방어배당성장나스닥 ETF를 추천한 강현구 우리은행 TCE시그니처센터 PB팀장은 "미국 대형주로서 10년이상 배당이 증가하는 동시에 섹터별 실적 리스크가 적은 종목에 분산투자하는 종목"이라며 "미국 추가 금리상승 가능성이 높아지며 환노출 상품인 해당 ETF가 유리할 전망"이라고 했다. 다만 "환노출 상품은 주가 손실을 환차익으로 방어할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달러 약세 전환 시 주가 상승하더라도 환손실을 가져올 수 있는 양면성을 감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월 이자주는 채권'에 주목하라

전문가들이 추천한 다양한 배당상품도 눈길을 끌었다. 김진관 수석은 월 이자 지급식 채권을 투자자들에게 추천했다. AA등급의 현대캐피탈 채권이다. 그는 "신용등급 AA인 현대캐피탈이 발행한 선순위 채권으로 매월 이자를 지급하기 때문에 매달 현금을 필요로 하는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다"며 "최근 금리가 많이 상승해 2년 만기 채권의 연 수익률이 5% 수준이며, 1억 투자 시 매월 세후 32만8000원이 지급된다"고 강조했다. 2년 만기 채권으로 9월 말 기준 은행환산세전수익률은 연 5.12%다. 김 수석은 "모바일 앱을 통해 비대면으로 가입 가능하며, 1만원 이상의 소액으로 투자 가능한 상품"이라고 소개했다.

김현섭 국민은행 한남PB센터장은 유리자산운용의 유진 챔피언 중단기채 펀드미래에셋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 ETF를 추천했다. 유진 챔피언 중단기채 펀드의 경우 "평균 듀레이션이 1년 내외로 짧아 금리 상승기에 적합하고, 평균 신용등급 A+의 안전 등급에 투자하기 때문에 주식형 대비 변동성이 낮아 분산 투자 효과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 ETF에 대해선 "최근 금리 인상으로 하락폭이 커 가격 메리트가 있고, 연 5% 이상의 배당 수익율이 기대된다"며 "매 3개월마다 배당하는 상품으로 부동산 투자로 분산 투자 기대된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인프라, 커버드콜도 추천리스트에

김영화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삼성동1센터 부장은 맥쿼리인프라KODEX은행 ETF를 추천했다. 맥쿼리인프라에 대해 김 부장은 "낮아진 주가로 인한 높아진 배당률이 장점"이라며 "보통 국내 상장 리츠들이 레버리지 이용 가능 범위 가운데 50% 이상을 대출에 이용하고 있지만 맥쿼리인프라의 경우 17%의 레버리지를 사용, 금리인상에 대한 부담이 낮다"고 했다. 또한 "도로, 항만, 터널 등 인프라 자산은 경기침체이슈에서도 영향을 적게 받아 안정적인 배당을 지급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부연했다. "반기 배당을 하는 만큼 1년 이상 장기 투자를 권유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KODEX 은행 ETF를 추천한 이유로는 "은행은 경기침체기에도 영업 이익은 유지하거나 증가하는 구조이므로 배당금을 유지할 수 있다"며 "은행 평균배당률은 6~7%로, 연말까지 보유 시 배당권리가 발생해 경기침체기에 주요 추천종목"이라고 밝혔다.

구교민 미래에셋증권 판교WM 이사는 글로벌X나스닥100 커버드콜 ETF를 추천 상품으로 꼽았다. 커버드콜 ETF는 증시가 정체돼 있을 때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현물 주식과 함께 동일한 주식에 대한 콜옵션(사전 약속한 금액에 살 권리)을 매도하는 전략을 쓴다. 주식 배당과 콜옵션 프리미엄(옵션 매도자가 매수자에게 받는 계약금) 수익도 함께 받을 수 있다. 주가가 소폭 오르면 주식 상승과 옵션 프리미엄을 둘 다 챙길 수 있다. 주가 하락 시엔 콜옵션 매매로 생기는 프리미엄으로 손실률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구 이사는 "세전 연배당수익률이 평균 10~11%로 예상된다"며 "변동성 장세에서 꾸준한 인컴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이라고 밝혔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