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선진국 국채클럽'으로 불리는 세계국채지수(WGBI)에 관찰대상국으로 이름을 올렸다. 지수 편입을 위한 마지막 단계로, 내년 편입이 이뤄지면 50조~60조원에 달하는 외국인 국채 투자 자금이 유입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즈 스톡익스체인즈(FTSE)러셀이 현지시간으로 29일 한국을 FTSE 채권시장 국가분류에서 잠재적으로 시장접근성 상향 조정(레벨1→레벨2) 가능성이 있는 관찰대상국으로 분류했다고 30일 밝혔다.

FTSE러셀은 채권시장 국가분류에서 국가별 시장접근성을 레벨0~2로 구분하고 있다. 레벨2 국가만이 WGBI 편입이 가능하다. 한국은 현재 레벨1으로 분류된다. 한국이 관찰대상국(레벨1→2)에 등재된 것은 FTSE가 2019년 3월 채권시장 국가분류에서 한국의 시장접근성을 레벨1으로 평가한 이후 3년 만이다.

FTSE러셀은 한국 정부가 외국인 국채, 통안채 투자 비과세, 외환시장 선진화 방침, 국제예탁결제기구(ICSD)를 통한 국채 거래 활성화 계획 등을 발표하는 등 그동안 외국인 채권 투자를 저해해왔던 요인에 대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국 정부는 이번에 관찰대상국에 등재된 만큼 내년 9월 WGBI에 공식 편입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미국·영국·일본·중국 등 주요 23개국 국채가 편입한 WGBI는 세계 3대 채권지수 중 하나다. WGBI의 추종 자금은 약 2조5000억달러로 추산된다.

금융연구원은 한국이 WGBI에 가입하면 50조∼60조원에 달하는 외국인 국채 투자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고채 금리 하락으로 절감되는 이자 비용은 연간 5000억∼1조1000억원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 관찰대상국 등재는 한국 국채시장이 선진 채권시장 중 하나로 인정 받고 원화채권 디스카운트 해소와 국채시장 선진화를 이루기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됐다"며 "한국 정부는 앞으로도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 국채 시장에 쉽고 빠르게 접근해 투자하도록 제도 개선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