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200선마저 붕괴한 상황에서 공모주 시장으로 뭉칫돈이 들어오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증시가 폭락하는 와중에도 중소형 기업공개(IPO) 공모주에 조 단위 자금이 몰리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증시 급락으로 가격이 싸진 공모주를 활용해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내려는 ‘스마트 머니’가 이동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9월 중순 이후 중소형 IPO 기업이 공모에서 흥행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이 1700억원에 불과한 모델솔루션은 26~27일 일반청약에 5조10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시가총액 1000억원인 알피바이오의 20~21일 일반청약에도 약 3조원의 증거금이 들어왔다.

28일 일반청약을 마친 이노룰스 청약에는 1조4100억원이 쏠렸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이 640억원인 소형주다. 세 곳 모두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이 1500 대 1 안팎에 달했고, 일반청약 경쟁률도 1000 대 1 안팎으로 치열했다.

이달 들어 공모 청약에 나선 WCP, KB스타리츠 등 대형 IPO 기업이 10배 미만의 부진한 경쟁률을 기록한 것과 달리 시가총액 2000억원 미만 중소형 공모주가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증시 급락으로 공모가가 크게 할인된 데다 대형주에 비해 상장 직후 매물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해 투자 손실 가능성이 낮은 점 등이 부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