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협회 채권 포럼…"연간 71조원 유입 효과"
"이달 WGBI 관찰대상국 포함 가능성…내년 실제 편입 예상"
한국이 이달 말 발표되는 세계국채지수(WGBI) 관찰대상국에 포함되고, 내년에는 실제 편입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문가 전망이 나왔다.

WGBI는 세계 3대 채권지수 중 하나로, 미국·영국·일본·중국 등 주요 23개국 국채가 편입됐다.

이 지수의 추종 자금은 2조5천억 달러로 추산된다.

금융투자협회는 28일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 불스홀에서 'WGBI 편입 기대효과 및 채권 상장지수펀드(ETF) 발전 방향'을 주제로 채권 포럼을 열었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WGBI 편입을 위해 최소 500억 달러 이상의 국채 시장 규모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기준 A- 이상 신용도가 필요하고, 외국인 투자 참여를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이를 정책적으로 공표(레벨2)해야 한다"며 "한국은 앞 2개 조건을 충족하지만, 문제는 외국인 접근성 면에서 레벨1(일부 제한 상태)로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7월 소득세법 개정으로 외국인의 국채투자 시 이자·양도소득에 대해 면세하는 법안이 발표돼 레벨2로 승격될 가능성이 있다"며 "마지막 걸림돌이 해소되면서 관찰대상국 등재 가능성이 커졌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이달 말 한국의 관찰대상국 여부가 발표되고 이후 시장 규모와 신용도, 진입장벽 측면에서 특이한 변화가 없다면 내년 3월 한국의 지수 편입이 공식 발표될 것"이라며 "실제 지수 편입에는 대략 5∼6개월 소요돼 가장 빠른 시기는 내년 9월로 추정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수 편입 비중은 국가의 채권 시장 규모에 의해 결정되는데, 현재 한국 시장 규모를 고려하면 한국 비중은 2.05% 정도"라며 "8번째로 비중이 큰 국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WGBI의 추정 자금이 2조5천억 달러이므로 연간 510억 달러(약 71조원) 규모의 자금이 한국 채권시장으로 유입된다"며 "중장기적으로 국내 채권 수급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아가 "WGBI의 평균 듀레이션(잔존 만기)은 9.6년이지만 현재 한국 시장에서 외국인의 국고채 보유 듀레이션은 7.1년"이라며 "향후 지수 편입으로 외국인의 장기채권 투자가 늘어날 수 있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지수 편입은 정부 재정에도 긍정적"이라며 "외국인들의 추가 매수 여력으로 정부의 발행금리가 하락하면 국고채 이자 비용이 절감되는 효과가 있다"고 짚었다.

특히 "70조원이 유입된다고 가정하면 연간 이자 비용 절감 금액은 1조2천억∼1조2천800억원"이라며 "외국인 이자·양도소득 비과세 조치로 인한 세수 감소 규모는 1천억원 내외로, 이자 비용 감소 효과가 훨씬 더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기 사이클에 따라 둔화와 침체를 걱정해야 할 시기가 내년 중 도래할 것"이라며 "원화채 시장의 안정성, 높은 절대 금리 매력도와 함께 WGBI 편입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내년 하반기 외국인의 채권 자금 유입 증가가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달 WGBI 관찰대상국 포함 가능성…내년 실제 편입 예상"
정상우 KB자산운용 부장은 "국내 채권 투자자들의 다양성이 확대되면서 다양한 채권지수가 도입되고 발전했다"며 "지수시장의 성장은 다양한 채권형 ETF상품 출시로도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채권시장의 규모에 비해 채권 ETF 시장규모가 작다"며 "전체 ETF 시장에서 채권형이 차지하는 비중은 국내 8.7%, 해외 0.3% 수준이고 종목 수도 국내 27개, 해외 7개로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 부장은 채권 ETF 시장 활성화를 위해 기관투자자를 위한 제도 개선, 개인 투자자를 위한 과세 형평성, 투자자와의 채권 ETF 투자 정보 고유 활성화, 유동성 공급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