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0월에 2,100 저점 박스권…최대한 보수적 대응"
긴축과 경기 침체 우려에 전 세계 금융시장이 흔들리면서 코스피가 다음 달에도 2,100을 저점으로 박스권 장세를 연출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28일 코스피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물에 밀려 2년 2개월 만에 2,200선을 내줬다.

종가는 전 거래일보다 2.45% 떨어진 2,169.29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다음 달에도 강도 높은 금리 인상에 따른 유동성 악화와 투자심리 위축, 실적 부진 등으로 약세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보고 보수적으로 대응하라고 조언했다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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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은 다음 달 코스피 변동 폭 하단으로 2,100을 제시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금리, 고환율 등 부정적 거시 경제(매크로) 환경과 이익 전망치의 하향 조정이 주가에 녹아들어 코스피가 연저점을 경신했다"며 "투자자에게 불편한 환경이 좀 더 지속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3분기와 4분기 기업 순이익 추정치가 최근 거시 경제 환경을 반영해 하향 조정되고 있는 것도 걱정"이라며 "올해 남은 기간 이익 추정치 하향 조정이 지속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내 대표 수출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의 실적 부진이 이익 하향 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IBK투자증권, DB금융투자, 유진투자증권 등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보다 감소한 11조원대에 그치고 4분기에도 실적 둔화세가 지속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거시 환경 불안과 수요 둔화, 재고 조정의 삼중고를 고려할 때 삼성전자 실적 전망을 더 보수적으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한국과 미국은 기업 이익 증가율이 낮아지는 과정에서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지속되고 있는 점을 다음 달 증시 약세 전망의 근거로 꼽았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글로벌 경기 충격이 없는 상황에서 2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내년 기준금리 중앙값인 4.6%까지 오르면 주가수익비율(PER)이 현재 16.5배에서 15.2배까지 내려가 지수 하단이 3,42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코스피는 2003∼2004년과 2013∼2016년과 같은 박스권을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박스권 형성 당시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 최저점인 0.79배를 적용하면 지수 하단은 2,100으로 추산됐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물가안정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연내 중앙은행의 정책 방향이 바뀌기 어려운 만큼 다음 달에도 증시는 낮아진 수준에서 횡보 국면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DB금융투자는 현재 시장이 공포심리에 매몰돼 있어 위험 관리에 한도를 두지 말아야 할 때라며 4분기 지수 변동 범위로 코스피 2,100∼2,600, 코스닥 600∼830을 제시했다.

원/달러 환율도 1,450원을 웃돌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주식 투자자들은 최대한 보수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투자증권 김 연구원은 "투자에 불리한 환경이므로 이익추정치가 꾸준히 늘고 있는 기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자동차, 운송, 음식료 등 업종을 이익 추정치 상향 기업으로 꼽았다.

교보증권은 다음 달에 2차전지, 조선, 태양광, 음식료, 바이오 등을 최선호주로 제안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