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 영향에 중국 위안화 가치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던 2008년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 당국은 보다 적극적으로 환율 결정에 개입할 전망이다.

28일 상하이 외환시장(역내)에서 위안화 환율은 장중 최고 0.78% 오른 1달러당 7.2295위안을 기록했다. 홍콩 역외시장의 장중 최고 환율도 0.86% 오른 7.2381위안을 나타냈다. 환율 상승은 달러를 살 때 위안화를 더 많이 내야 한다는 의미로, 위안화 가치가 그만큼 떨어졌다는 뜻이다.

위안화 환율이 1달러당 7.2위안을 넘은 것은 2008년 2월 이후 14년 7개월 만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했던 리먼 브러더스 파산은 2008년 9월에 발생했지만, 중국은 당시 강달러에 대응해 7월부터 환율을 1달러당 6.8위안 선에 고정하는 페그제를 시행해 환율 급등을 방어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역내시장 개장 전 기준환율을 1달러당 7.1077위안으로 고시했다. 역내 환율은 기준환율의 상하 2% 이내에서 움직일 수 있다. 이날 변동 가능 폭은 6.9685~7.2591위안이다. 이날 역내시장 최고가는 상한선에 0.023위안 차이로 접근했다.

위안화 환율은 올들어 13.6%, 이달 들어선 4.8% 뛰었다. 1994년 상하이 외환시장 개장 이후 연간·월간 모두 최고 상승률이다.

환율 상승세(위안화 가치 하락)가 지속되면 위안화 표시 자산의 가치가 떨어진다. 외국인의 중국 채권·주식 매도세가 다 가팔라질 수 있다. 외국인은 2~8월 7개월 동안 중국 채권 5000억위안(약 99조58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주식시장에선 지난달 127억위안 순매수에서 이달 95억위안 순매도로 돌아섰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인민은행이 기준환율을 결정할 때 '경기대응요소'를 다시 적용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현재는 역내·외 시장 환율 흐름과 24개국 통화로 구성된 통화바스켓을 활용해 기준환율을 결정하고 있다는 게 인민은행의 공식 설명이다.

중국은 과거 위안화 가치가 빠르게 하락하던 시기에 경기대응요소를 추가했다. 형식적으로는 14개 은행으로부터 받은 자료의 종합이지만 중국 당국의 주관적 평가가 반영된다. 2017년 5월부터 2018년 1월, 2018년 8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경기대응요소를 적용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인민은행이 27일 은행들에 환율 관련 자료를 제출하라고 통보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