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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 따라잡기

리사 샬럿 CIO “통화긴축, 긴 시차 두고 기업실적에 악영향”
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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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스탠리가 4분기에 베어마켓 랠리가 나타나면 주식 매도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중앙은행(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의 효과는 시차를 두고 나타나기에, 아직 기업 실적이나 경기의 바닥을 논하기 이르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리사 샬럿 모건스탠리 웰스 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내놓은 주간 전망을 통해 “현재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및 3분기 기업실적은 9~12개월 전의 금리와 금융 상황이 반영된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3분기 기업 실적은 호조를 보일지 모르지만, 역사는 투자자들이 불과 6개월 후의 이익을 가장 잘 추정한다는 걸 보여준다”며 “통화정책은 (2년에 달하기도 하는) 긴 시간적 격차를 두고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Fed의 긴축 의지에 대한 주식시장 참여자들의 과소평가가 아직 남아 있다고 모건스탠리는 지적했다.

샬럿은 “투자자들은 내년에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겠다는 Fed의 지침을 믿으려 하지 않고 있다”며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주식시장이 채권시장에 비해 충격이 크지 않았던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특히 증시 변동성을 나타내 공포지수로도 불리는 VIX지수가 코로나19 확산 사태 이후의 평균과 비슷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고 샬럿은 지목했다.

그러면서 “투자자들은 계속해서 Fed의 기준금리 인상 결의를 과소평가해왔고, 이런 생각은 제롬 파월 Fed 의장이 매파(통화 긴축정책 선호론자)적 언사를 강화하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Fed가 통화 긴축 정책의 목표로 내세운 물가 안정도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예상을 웃돈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의 배경인 높은 근원물가(변동성이 큰 에너지·식료품을 제외한 항목들의 물가)가 빠르게 안정되기 힘들다는 생각에서다.

샬럿은 “공산품이 아닌 서비스는 미국 소비의 약 3분의2를, 근원CPI의 약 70%를 차지한다”며 “(서비스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임금과 임대료와 같은 요소들은 본질적으로 변화가 느리다”고 분석했다. 이어 “만약 근원 물가 상승세가 더 오래, 더 높게 유지된다면 기준금리도 그럴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술적으로도 S&P500 지수가 아직 바닥을 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독립조사기관인 스트라테가스(Strategas Research Partners)는 S&P500지수의 기대수익률에서 연 환산 CPI를 뺀 값이 음수인 상황에서 약세장의 바닥이 나타난 적이 없었다고 분석했는데, 현재는 –3% 수준이라고 모건스탠리는 전했다.

샬럿은 “대부분의 수치로 볼 때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 수치는 여전히 높다”며 “이번 약세장이 끝나려면 멀었다는 게 감지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계절적으로 주식시장이 강한 4분기에 나타날 걸로 예상되는 약세장 랠리를 리밸런싱 및 손실 확정을 위한 절세용 매도를 위해 사용해야 한다”며 “실질 금리 상승, 영업 레버리지 하락, 미국 달러 강세의 위험이 적절히 보상되지 않을 수 있는 장기 듀레이션(수익률 곡선)과 성장주에 대한 포지셔닝 재검토를 고려해보라”고 조언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