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의 월스트리트에서 주식에 대한 비중 축소 주문이 잇따르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장 보뱅 투자연구소장은 27일(현지시간) 새 투자 노트에서 “글로벌 침체가 불가피한데 시장은 연착륙을 여전히 기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뱅 소장은 “다수 중앙은행들도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선 침체가 필요하다는 점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현재의 고물가를 잡기 위해선 수요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 6개월에서 1년간 진행될 일이 명확하다”며 ‘과도한 긴축→경기 침체→물가 하락’의 패턴이 나타날 것으로 봤다.

보뱅 소장은 “모든 시장의 주식을 피하되, 투자등급 채권과 청정에너지 관련 기업엔 주목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투자리서치 회사인 네드데이비스도 미국 주식에 대해 이날 ‘매도’ 의견을 내놨다. 이 회사는 “단기적, 또 중기적으로 더 큰 고통이 유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중앙은행은 지난 3월부터 기준금리를 가파르게 올리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서다. Fed 및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미국 중앙은행은 지난 3월부터 기준금리를 가파르게 올리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서다. Fed 및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네드데이비스는 “시장에선 1929~42년, 1966~82년, 2000~20009년의 장기 약세장이 이번에도 재연될 것인지 묻고 있다”며 “아직 답변하기 이르지만 투자 환경이 크게 변하고 있는 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신흥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탈 창업자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최근 미국 채권을 다시 사들이고 있다”고 띄웠다.

건들락 창업자는 “Fed의 과도한 긴축이 경기를 망가뜨려 결국 정책을 되돌리게 만들 것”이라며 채권 금리가 조만간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지난 10년간을 놓고 봤을 때 지금은 어느 때보다 (채권 투자) 기회”라고 말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