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들의 각광을 받았던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이 무너지고 있다. 연일 강세인 달러 관련 상품이나, 지수 하락을 추종하는 인버스 상품을 제외하곤 거의 수익이 나지 않는 분위기다. 0%대 수익률로 ‘본전치기’만 해도 전체 ETF 중 수익률 상위권에 들 정도로 시장 분위기가 얼어붙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장기 저가 매수에 나서거나 배당 등 안정적 수익을 좇는 명확한 투자 원칙과 전략을 짜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개미들 몰려간 ETF…'달·인'만 웃었다
ETF 수익률 상위 50개 중 절반이 ‘인버스’
27일 한국경제신문이 한국거래소와 코스콤의 지난 1개월간(8월 26일~9월 27일) 순자산가치 기준 ETF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상위 50개 중 24개가 기초 상품의 가격이 떨어질 때 수익을 얻는 인버스 및 ‘곱버스’(하락분의 두 배만큼 수익을 내는 상품) ETF인 것으로 파악됐다. 자산가치 하락에 기댄 상품만 수익을 내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코스피와 코스닥의 폭락으로 ARIRANG 200선물인버스2X(23.19%), KBSTAR 코스닥150선물인버스(14.12%) 등이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했다. 장기 채권 시장 불황으로 KINDEX 국채선물10년인버스(4.99%)와 KODEX 국채선물10년인버스(4.97%)도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끝 모를 상승세를 이어가는 달러 관련 ETF도 큰 수익을 냈다. 총 8개의 달러 투자 상품이 상위 50위에 들었다. KOSEF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14.44%), KODEX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14.31%) 등이다.

단기채권형 ETF 상품 15개도 상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0%대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이 대다수였지만 ETF 시장 부진으로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TIGER 일본엔 선물, KODEX롱코스닥150숏선물 등도 수익률 상위 50개 상품에 포함됐다. 주식형 ETF는 TIGER 퓨처모빌리티액티브 단 하나뿐이었다.
“배당이나 장기 관점 저가 매수 노려야”
전문가들은 당분간 인버스 및 달러 관련 ETF만 수익을 내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고금리·고환율·고물가 등 이른바 ‘3고(高) 악재’로 증시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서다. 이럴 때일수록 ETF 투자 원칙과 전략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인버스 등 리스크가 높은 상품은 중장기 투자엔 적합하지 않다는 게 대체적 평가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차익보다는 배당 등 인컴 자산을 통해 수익을 얻는 전략을 권하고 있다. 임태혁 삼성자산운용 ETF운영본부장은 “배당성장률이 높은 종목을 담은 ETF들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장기적 관점에서 청산되지 않고 우상향을 그릴 수 있는 ETF를 저가 매수하는 접근도 있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센터장은 “S&P500 ETF 등을 투자 포트폴리오 핵심 자산으로 꾸준히 보유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리스크가 거의 없는 단기채권형 ETF로 갈아탄 뒤 재투자 기회를 노리는 게 효과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