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 퍼스트트러스트가 30% 이상 손실을 보고 지분 12%를 처분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3월 지분 14.12%를 확보하며 2대 주주에 올라선 지 6개월 만이다. 손실 금액은 5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반토막 난 안랩 주가…美펀드 '눈물의 손절'
27일 퍼스트트러스트는 안랩 주식 107만9486주(10.78%)를 주당 6만7356~6만7510원에 장내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지난 21일과 14일에도 각각 0.44%, 0.81%의 지분을 처분했다고 밝혔다. 세 차례 공시로 퍼스트트러스트의 안랩 지분은 14.12%에서 2.09%로 감소했다.

매수 단가를 고려하면 최소 30% 이상의 손실을 봤다는 분석이다. 퍼스트트러스트는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현 정부 초대 국무총리로 거론되던 3월 안랩 지분 14.12%(1497억원)를 매수하며 2대 주주에 올랐다. 매수단가는 10만1181~17만2588원이었다.

퍼스트트러스트가 던진 물량 일부는 미국계 증권사 모건스탠리가 받아갔다. 이날 모건스탠리는 안랩 지분 4.97%를 신규로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연초 6만원대에 거래되던 안랩 주가는 안 의원의 총리 지명이 유력해졌다는 기사 등의 영향으로 21만8500원(3월 24일)까지 급등했다. 하지만 안 의원이 총리직을 고사하면서 주가는 급락세로 전환했다. 이날 종가 6만4000원 기준으로 안랩은 3월 최고점 대비 71% 하락한 상태다.

1995년 안랩을 창업한 안 의원은 지분 18.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2005년 대표이사직에서 내려오며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안 의원이 출자한 공익법인 동그라미재단의 지분(9.99%)을 포함한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28.59%다.

지난 3월 안 의원이 총리 후보로 거론되자 증권업계에선 안랩에 새로운 최대주주가 등장할 것이란 추측을 내놨다. 고위공직자는 3000만원 이상의 주식을 금융회사에 백지신탁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어서다. 백지신탁한 주식은 60일 이내에 처분해야 한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