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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 집중탐구


2차전지 설비에 이어 폐배터리 장비까지 개발
"개발과 성과는 달라"…구체적인 실적 확인해야
본업 '2차전지 설비'로도 기업가치 상향 가능
[마켓PRO] 폐배터리 덕에 두 배 뛴 하나기술…지금 사도 될까?
의 주가는 어디까지 상승할까요. 현재 주가는 2020년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당시 공모가(3만5000원)와 비교하면 2배 넘게 오른 상태죠. 최근 주가 급등 배경에는 '폐배터리'가 있습니다. 하나기술이 수년 뒤에 폐배터리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질 것을 대비해 선제적으로 시장 진입을 준비한 것이 빛을 발한 것이죠.

2년 전 IPO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하나기술 한 임원은 전기차 상용화 시대를 대비해 폐배터리 재사용·재활용 분야를 겨냥하고 있다고 기자에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그는 "폐배터리 시장은 2023~2024년 2552억원으로 예상되는데, 2025년 점유율 30%에 도달하는 것이 목표"라는 구체적인 계획까지 언급했죠. 2차전지 생산을 위한 설비부터 폐배터리 장비를 시장에 공급하겠다는 청사진을 줄곧 그려왔던 것입니다.
두 달만에 주가 '두배' 급등…폐배터리 효과?
올해 설립 23년 차를 맞은 하나기술은 2차전지 전(全) 공정의 턴키(설계·시공 일괄 입찰) 공급이 가능한 2차전지 설비 제조 전문업체입니다. 원형, 각형, 파우치형 등 모든 종류의 2차전지 전 공정 양산 장비를 공급하고 있죠.

이와 함께 폐배터리 시장 선점까지 대비하고 있습니다. 하나기술은 일찍이 폐배터리 재가공용 장비인 성능 검사기, 팩 충방전 테스터(tester), 리싸이클러(Re-Cycler) 등의 장비 개발을 완료했습니다. 시제품을 출시한 뒤로는 배터리 폐기, 재사용에 대한 업무를 주관할 한국환경공단 등 정부 기관을 대상으로 장비 시연에 나서고 있죠. 또 민간기업인 GS건설의 배터리 리사이클링 자회사 에네르마에도 폐배터리 검사 장비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하나기술이 공모가를 산정할 때까지만 해도 폐배터리 사업 가치를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비교기업으로 2차전지 장비업체인 원익피앤이(옛 피앤이솔루션), 브이원텍, 엔에스, 코윈테크를 선정했죠. 이들 4 개사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28.43배를 토대로 공모가 3만5000원을 산정했습니다.

현재 하나기술이 심혈을 기울이는 폐배터리 관련 장비는 'EOL(End of Life) 테스터'입니다. 수명이 다한 배터리의 성능을 검사하고, 에너지 재생까지 담당하죠. 폐배터리 리싸이클러 역시 개발을 완료했습니다. 입고되는 폐배터리를 해체하고, 파쇄 전 완전히 방전시키는 장비입니다.
[마켓PRO] 폐배터리 덕에 두 배 뛴 하나기술…지금 사도 될까?
최재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비용 절감을 위해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기업은 전처리 공정 자동화에 대한 니즈가 높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시장을 선도하면서 레퍼런스를 확보한 하나기술의 수혜를 예상한다. 시장 선점에 대한 프리미엄 부여는 타당하다"고 분석하기도 했죠.

이처럼 시장에선 긍정적인 전망이 잇따르자 하나기술의 폐배터리 장비 양산 공급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4만원대에 불과하던 주가는 이달 23일 장중 8만1400원까지 치솟기도 했습니다. 현재는 7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죠. 이 기간 코스닥지수가 4% 넘게 빠진 것을 감안했을 때 하나기술은 2배 넘게 오른 것입니다.
"주가 전망 조심스러워"…폐배터리 성과 필요할 때
다만 하나기술 주가 전망과 관련해선 아직은 조심스러운 입장입니다. 최근 두 달간 5개 증권사가 하나기술에 대한 투자 리포트를 발간했음에도 케이프투자증권 한 곳만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9만2000원)를 제시했기 때문. 다른 증권사들은 폐배터리 사업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내놓지 않았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눈에 보이는 실적이 필요할 때라고 조언합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하나기술의 올해 폐배터리 연간 수주금액을 약 80억원으로 추정했죠.

폐배터리 시장이 개화하는 단계라 아직 절대강자가 없는 만큼 배터리회사뿐 아니라 소재업체·완성차기업까지 폐배터리시장에 잇달아 출사표를 던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른 하나기술의 폐배터리 관련 장비 공급 소식도 전해져야 한다는 이야기죠.

2차전지 업종을 담당하고 있는 한 애널리스트는 폐배터리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들의 주가가 더 오르기 위해선 성과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이 애널리스트는 "관건은 시장 개화 시점인데, 폐배터리 시장은 아직 활성화되기 전이라 하나기술의 폐배터리 부문의 매출은 미미한 상황"이라면서 "(폐배터리 관련주들의) 최근의 주가 급등은 테마성이 짙은데, 주도주가 되기 위해선 수주 등 눈에 보이는 성과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하나기술 주가에 폐배터리에 대한 기대감이 일부 반영됐지만, 주가가 더 오르기 위해선 공급 계약 등의 구체적인 성과가 필요하다는 설명이죠. 하나기술은 폐배터리 관련 실적이 나올 때까지 당분간 상승과 하락을 오가는 관망세를 보일 것이란 분석이기도 합니다.

시장에서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연구·개발(R&D)비도 중요한 투자 포인트로 꼽힙니다. 하나기술은 자사 기술 중앙 연구원에 매년 매출액 대비 평균 3%대 R&D비를 지원하는 등 과감하게 투자하고 있습니다. 시장에선 이 부분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죠. 하나기술은 2차전지 관련 기술 등 총 38개의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현재 재생 배터리 검사장비로 전용할 수 있는 대용량 배터리 팩 테스터 등의 개발에도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본업'만 봐도 주가 보인다…실적 매년 급증
당장의 하나기술은 폐배터리 시장보단 2차전지 설비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습니다. 본업인 2차전지 전 공정 턴키 공급이 매년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죠. 2019년 연결 기준 592억원이던 매출액은 2020년 880억원, 작년에는 1130억원으로 늘어났습니다. 이 과정에서 영업이익은 높은 매출원가 등의 요인으로 적자로 돌아섰지만, 실적은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올 상반기에는 벌써 588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죠. 작년 동기 대비 109% 늘어난 수준입니다. 영업이익도 151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작년 상반기 5억70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 영업이익 흑자 전환이 예상됩니다.

하나기술은 국내 최고 속도를 구현하는 전해액 주입 원천기술을 보유, 원형전지 전해액 주액기(E/L Filling M/C)를 주요 2차전지 생산 고객사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고객사의 생산라인 표준기술 장비 기술력을 인정받은 패키징(Packaging) 장비도 납품하고 있죠.
[마켓PRO] 폐배터리 덕에 두 배 뛴 하나기술…지금 사도 될까?
아직 성과가 없는 폐배터리 사업보단 본업인 2차전지 전 공정 턴키 수주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특히 턴키 수주의 해외 비중이 커질 경우 실적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배경에서죠. 매년 갈수록 해외 매출이 늘어나는 추세다. 2021년 237억원이던 해외 매출은 작년 660억원으로 국내(468억원) 비중을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나기술은 지난달 노르웨이 배터리 제조업체인 프레이어(FREYR)와 노르웨이 배터리 사업장 반고체 배터리 생산설비 구축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는데, 총 가능 계약 금액은 약 1조원 수준으로 예상된다"면서 "올해 하반기부터 수주가 발생할 것으로 본다. 이후 글로벌 기업의 수주 확대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하나기술 프로필(9월26일 종가기준)
현재 주가:
7만4300원
PER(12개월 포워드): 24.7배
동종업계 PER(23일 종가 기준): 원익피앤이(14.08배), 브이원텍(10.58배), 엔에스(10.99), 코윈테크(50.26배)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 110억원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