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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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등 글로벌 증시는 당분간 큰 반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진단이 나온다. 고삐 풀린 강달러 현상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주 국내 증시는 '찐 밑바닥'을 테스트하는 시간을 보낼 전망이다.
■ 코스피 연저점 테스트 국면 진입
26일 국내 증시는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극대화되고 있는 비관심리 확산 여부, FOMC 위원들 발언을 통한 긴축 공포 진정 여부, 미국 근원 PCE 물가, 마이크론테크놀러지 실적 등에 영향을 받으면서 연저점 테스트 국면에 돌입할 전망이다. 고강도 긴축 전망이 확산됨에 따라 금리 상승, 달러화 강세 등이 국내 증시에 하방 압력을 심화시키고 있는 상황으로 분석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주가순자산비율(PBR) 저점 0.89배인 2230선을 앞두고 있어 지지선 역할을 할 것"이라며 "증시 급락 후 대형주 중심의 반발 매수가 유입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NDF 원달러 환율 1개월물은 1419.98원으로 이를 반영하면 원달러 환율은 10원 상승 출발, 코스피는 1.3% 내외 하락 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익 전망치 역시 하향 중이긴 하지만, 확정실적 기준으로 코스피 후행 PBR은 현재 0.9배로 역사적 밴드하단에 도달했다는 점도 밸류에이션 상 지수하단을 지지해줄 것"이라며 "월봉 상 120월선 레벨(현재 2240)을 하회했던 적은 IMF, 닷컴버블, 카드사태, 금융위기, 판데믹 등 시스템 리스크 발생 시기가 대부분이었다는 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고려하면 금주 코스피는 변동성은 불가피할 전망이나, 2200선 레벨에서 지지력을 테스트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현 시점에서 과도한 주식 비중 축소 전략으로 대응하는 것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 연구원은 주간 코스피 예상레인지로 2200~2350선을 제시했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는 "국내 증시는 급락 출발이 불가피할 전망으로, 전저점을 이탈한 이후 바로 반등이 나올지 추가 급락이 나올지는 외국인 수급에 달려있는 상황"이라며 "한국 증시는 과도한 저평가로 싼 건 맞지만 기업이익 하향, 미중의 정치적 불확실성 등으로 저평가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금융위기 수준의 밸류에이션까지 하락한 상황에서 비중을 줄이는 전략은 장기적으로 실익은 없다"고 말했다.
■ 고삐 풀린 원달러 환율...외국인 짐싸나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지난 24일 원·달러 환율 1개월물이 1418원대로 치솟았다. 미국 뉴욕 NDF 시장의 해외 브로커들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 1개월물 최종 호가는 1418원65전이었다. 최근 1개월간의 스와프포인트(외국인이 국내 은행에 달러를 맡기고 원화를 빌릴 때 적용하는 비용)가 -85전이란 점을 반영해 현물 환율 수준으로 환산하면 1419원50전으로 평가된다.

이는 지난주 말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종가(1409원30전)보다 10원20전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26일 서울외환시장이 열리면 환율이 또 한 차례 급등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원화는 역외 NDF 시장 거래 규모가 하루평균 600억달러를 넘는 데다, 역외 NDF 시장과 서울외환시장의 동조화가 가장 뚜렷한 통화로 꼽힌다는 점에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가 글로벌 경기침에 우려로 위축된 가운데 영국이 대규모 감세안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경기침체 이슈가 발생한 점은 한국 증시 위축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며 "특히 원달러 환율이 1420원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외국인 수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3년 6개월여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원화의 실질 가치는 아직 저평가 국면에 진입하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 반전 기대하기 어려운 美 증시
이번 주(26~30일) 미국 증시는 미 중앙은행(Fed) 위원들의 연설 일정을 앞두고 큰 변동성을 보일 전망이다. 미국 증시는 지난주 FOMC에서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결정한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이번주에는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뉴욕 등 10개 지역 연방은행 총재 연설이 예정돼 있다. 이들이 매파적인 발언에 무게를 더할 경우 주가가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Fed가 참고하는 물가 지표인 8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도 이번주 발표된다. 월가에서는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가 상승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개인투자자들의 심리 지표인 Bull-Bear 스프레드(낙관론 비중과 비관론 비중 차이)는 9월22일 기준 -43pt로 올해 6월 23일 연저점인 -41pt를 하회할 정도로 투자심리가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금주에도 연준 위원들의 발언, 미국 근원 PCE 물가 결과, 마이크론 실적 발표를 통한 반도체 포함 IT 산업의 수요 전망 등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분위기 대 반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에선 27일 8월 공업기업 이익, 30일에 9월 공식·민간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나온다. 5월에 전년 동월 대비 -6.5%로 떨어진 뒤 6월 0.8%로 회복했다가 7월에는 다시 -1.1%로 하락했다. PMI는 기업의 경기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로 50을 웃돌면 확장, 밑돌면 위축 국면임을 뜻한다. 대형 국유기업 중심의 공식 제조업 PMI는 7월 49.0, 8월 49.4로 두 달 연속 50을 밑돌았다.
■ WSJ "저가매수, 올해는 안 통해"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전 세계 많은 투자자에게 성공을 안겨준 '저가매수'(buy the dip) 전략이 올해는 거의 통하지 않고 있다. 뉴욕증시가 급락한 직후에도 반등 없이 추가 하락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싼 줄 알고' 매수에 나선 개인투자자(개미)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다우존스 마켓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뉴욕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하루 1% 이상 급락한 바로 다음 주에도 평균 1.2% 추가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S&P 500 지수의 급락 후 추가 하락 폭은 지난 1931년 이후 91년 만에 가장 크다. 올해 들어 주가가 반등하는 날이 드물고 꾸준히 하강곡선을 그리다 보니 저가매수 전략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 국내 10월 경기 전망 부정적
다음달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경기 전망이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10월 BSI 전망치가 89.6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BSI가 기준치인 100보다 높으면 경기 전망에 대한 긍정 응답이 부정보다 많고, 100보다 낮으면 부정 응답이 더 많은 것을 의미한다. BSI 전망치는 올해 4월(99.1)부터 8월(86.9)까지 하락세를 보인 후 지난달 95.8로 반등했지만, 한달 만에 다시 80대로 하락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