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동기보다 실적 개선…연간 최대 흑자 기록은 사실상 확정
'업황부진' 화학업계는 3분기 저조 실적…롯데케미칼 연속 적자 예상

올해 상반기 고유가와 정제마진 강세 속 '초호황'을 누린 국내 정유사들이 3분기(7~9월)에도 호실적 흐름을 탄 것으로 분석됐다.

국제유가 하락과 정제마진 약세가 겹치면서 3분기에는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던 지난 2분기만큼의 실적을 기대하긴 어렵게 됐지만, 작년 동기와 비교해 실적을 개선한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유화업계는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정책 장기화에 따른 수요 부진과 주요 제품의 수익성 하락 등 영향으로 3분기 부진한 실적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초호황' 상반기만큼은 아니지만…정유사들, 3분기 호실적 예고
25일 연합인포맥스 시스템을 통해 최근 두 달 내 발표된 증권가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3분기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는 작년 동기보다 흑자 규모가 늘어난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직전분기보다는 영업이익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유 4사는 지난 2분기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평가 이익 증가와 정제마진 초강세 덕분에 나란히 분기 기준 역대 최대 흑자를 거둔 바 있다.

2분기 흑자 규모는 SK이노베이션이 2조3천292억원으로 가장 컸고, 이어 GS칼텍스(2조1천321억원), 에쓰오일(1조7천220억원), 현대오일뱅크(1조3천703억원) 등 순이었다.

하지만 3분기 들어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확산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멈췄고, 정유사 수익의 핵심 지표인 정제마진도 6월 배럴당 29.5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계속 내림세를 보이며 이달 연중 최저치인 2.7달러까지 하락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국내 최대 정유사인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실적 평균 전망치는 매출 19조3천767억원, 영업이익 1조75억원 규모다.

영업이익은 역대 최대치였던 지난 2분기보다 56.7%(1조3천217억원) 감소하겠지만, 작년 동기와 비교하면 62.9%(3천890억원) 증가한 호실적이다.

메리츠증권 노우호 애널리스트는 "6~7월 유가·정제마진 오버슈팅 이후 하락세가 있었지만, 낮아진 재고 수준과 계절성 수요 등을 고려할 때 전 분기 대비 연착륙할 것"이라며 "전반적으로 정유 업황은 여전히 견고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에쓰오일의 3분기 예상 실적은 매출 10조9천207억원, 영업이익 8천486억원으로 파악됐다.

마찬가지로 에쓰오일의 예상 영업이익은 지난 2분기보다 50.7%(8천734억원) 줄어들겠지만, 작년 동기와 비교해서는 54.5%(2천992억원) 늘어난 수준이다.

3분기 현대오일뱅크의 예상 영업이익은 약 6천억원, GS칼텍스는 5천억~9천억원 규모로, 양사 모두 직전분기보다는 흑자 규모가 줄겠지만 작년 3분기보다는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정유 4사는 지난 상반기 초호황을 거치면서 올해 '연간 최대 흑자' 기록을 사실상 확정지은 상황이다.

상반기 흑자 규모는 SK이노베이션 3조9천783억원(작년 대비 249%↑), GS칼텍스 3조2천133억원(218%↑), 에쓰오일 3조539억원(154%↑), 현대오일뱅크 2조748억원(206%↑)으로, 각사의 기존 연간 최대 영업이익 기록을 반기만에 이미 넘겼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들어 유가와 정제마진 변동성이 커지면서 상반기만큼의 호실적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불확실성이 여전하지만 상반기에 워낙 실적이 좋아 연간 최대 실적 기록은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초호황' 상반기만큼은 아니지만…정유사들, 3분기 호실적 예고
반면 석유화학 업계는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장기화에 따른 수요 약세와 수익성 악화, 역내 증설로 인한 공급물량 증가 등으로 업황 부진에 시달리며 3분기에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증권가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롯데케미칼의 예상 영업손실은 224억원으로, 지난 2분기(214억원 적자)에 이어 분기 연속으로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투자증권 최고운 애널리스트는 "역내 대규모 증설이 이어지고 있지만, 중국 '제로 코로나' 정책과 글로벌 긴축 기조로 수요는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며 "급등한 원가 부담을 제품가격에 전가하지 못하고 있어 범용제품들로는 이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한유화도 주요 제품의 수익성 부진과 정기보수에 따른 가동중단 등 영향으로 올해 3분기 269억원 규모의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됐다.

대한유화는 작년 4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금호석유화학의 3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49.6%, 직전 분기보다 10.9% 감소한 3천154억원 수준이다.

코로나19 특수를 누리던 위생용 장갑 소재 NB라텍스가 위생장갑 판매량 감소로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작년보다 실적이 감소할 것으로 분석된다.

LG화학 역시 ABS(고부가합성수지), PVC(폴리염화비닐) 등 주력제품들의 가격하락으로 석유화학 부문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1조870억원)보다 약 80% 줄어든 2천300억원 수준일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전기차 배터리와 첨단소재 사업 실적 개선으로 LG화학 3분기 전체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22.7%, 직전 분기보다 1.5% 증가한 8천917억원 규모일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