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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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 2300선이 붕괴했다. 미국 등 주요 국가의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과 끝 모를 달러 강세 등에 짓눌리면서다.

23일 코스피지수는 1.81% 내린 2290.00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올해 들어 최저점을 경신했다. 코스피지수가 2300선을 밑돈 것은 7월 6일 이후 두 달여 만이다. 장중 한때 2285.71까지 내려가며 7월 4일 기록한 장중 연저점(2276.83)에 가까워지기도 했다. 코스닥지수 역시 2.94% 하락한 729.36에 마감했다.

외국인은 이날 현·선물을 모두 매도하면서 증시 낙폭을 키웠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940억원어치, 코스피200선물 시장에서 4012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기관도 유가증권시장에서 2508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개인은 4309억원어치 순매수하면서 물량을 받아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린 데 이어 영국 스위스 노르웨이 대만 인도네시아 등 주요국이 잇달아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국내 증시가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다음달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는 평가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긴축 여파가 이어지면서 주식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이 더 깎이고 기업 실적도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 등이 반영됐다”며 “증시가 전 저점을 뚫고 내려갈 경우 투자심리가 더 꺾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韓 증시 떠나는 외국인, 이달에만 2.7조원 팔았다
고환율·고금리에 이탈 가속…증권가 "2200선이 하방 지지선"
고환율, 고금리 영향으로 외국인의 국내 증시 이탈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1168억원, 코스닥시장에서 658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1409원30전까지 치솟자 국내 증시에 부담을 느낀 외국인들이 이탈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기준금리가 이달 인상으로 연 3.00~3.25%로 올라선 반면, 한국은 연 2.50% 수준에 머물고 있다.

23일 코스피지수는 다른 주요 아시아 국가보다 낙폭이 더 컸다. 코스피지수가 1.81% 하락한 데 비해 일본 닛케이225지수와 대만 자취안지수는 각각 0.58%, 1.16% 떨어지는 데 그쳤다.

국내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해주던 2차전지주들이 동반 약세를 보인 영향이 컸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테슬라가 중국 시장에서 급격한 출고기간 단축으로 수요 둔화 우려가 나오면서 국내 2차전지주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5.73% 급락했다. 삼성SDI와 에코프로비엠도 각각 3.02%, 6.30% 하락했다. 외국인 매도세도 2차전지주에 집중된 양상을 보였다. 외국인은 이날 엘앤에프를 857억원, 에코프로비엠을 561억원어치 순매도했다. LG에너지솔루션(218억원), 에코프로(129억원)도 마찬가지였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과 미국의 전기차 수요는 고성장 중이나 유럽은 6월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며 “1년6개월 동안 이어지던 ‘카플레이션’이 끝나가고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7월 전 저점을 깨고 2200선까지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주요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음에도 여전히 달러 강세가 나타나고 있고, 하반기 경기 침체 신호가 뚜렷해지는 등 추세 반전 요인이 보이지 않는다는 진단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저점(2276.63)을 기록한 7월에 비해 환율, 금리 등 거시경제 상황이 더 좋지 않아 코스피지수가 2200선까지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미국 증시가 안정적으로 버틴다고 가정하면 코스피지수의 하방 지지선은 2200선대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