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모태펀드를 통해 미국 벤처캐피털(VC)과 2억1500만달러(약 3001억원) 규모의 공동 투자 펀드를 조성한다. 한국 스타트업의 투자 유치와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구글과 오라클 등 미국 대기업도 국내 스타트업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복합전시 공간인 ‘피어17’에서 개최한 ‘한·미 스타트업 서밋’에서 모태펀드를 운영하는 한국벤처투자와 미국의 VC 알피에스벤처스, 밀레니엄테크놀로지밸류파트너스, 어플라이드벤처스와 2억1500만달러 규모의 공동 펀드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모태펀드의 출자 비율은 14%(390억원)다. 해당 펀드는 한국 스타트업이 글로벌 VC와 네트워크를 형성해 투자를 유치하고 해외에 진출하는 데 도움을 줄 전망이다.

이영 중기부 장관, 카란 바티아 구글 부사장, 데이브 로젠버그 오라클 수석부사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박원기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등은 ‘디지털 시대의 핵심 기술과 스타트업’을 주제로 토론회도 했다. 이 장관은 “윤석열 정부는 정책 자금만 지원하고 나머지는 민간에 맡기는 방향으로 스타트업 정책 기조를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공 사장은 “현대차가 처음에는 사회 공헌 차원에서 스타트업 육성을 시작했지만 지금은 회사 발전을 위해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젠버그 수석부사장은 “스타트업은 혁신의 성장동력”이라며 “스타트업이 공격적으로 접근해야 할 시장은 여전히 크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과 로젠버그 수석부사장은 이날 ‘오라클 협업 스타트업 공동 육성 협약식’을 열었다. 오라클은 내년부터 한국의 스타트업이 오라클의 제품과 기술·경영 노하우를 활용해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와 스타트업 공동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분야의 스타트업 20곳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 장관은 “이번 협력이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한국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유니콘 기업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 윤석열 대통령도 나올 예정이었다. 하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초청으로 예정에 없던 ‘글로벌 펀드 제7차 재정공약 회의’에 참석하게 되면서 ‘한·미 스타트업 서밋’과 ‘K브랜드 엑스포’ 참석을 취소했다.

뉴욕=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