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기 국고채(국채) 금리가 11년7개월 만에 연 4%대로 치솟았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초강력 긴축에 이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다음달 빅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 가능성까지 내비치면서다. 3년물 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0년물 금리를 앞질렀다. 채권시장의 ‘패닉’과 함께 경기 침체 공포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년물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257%포인트 급등한 연 4.104%를 기록했다. 채권시장 벤치마크(지표금리) 역할을 하는 국채 3년물 금리가 연 4%를 넘어선 것은 2011년 2월 9일(연 4%) 후 처음이다. 하루 상승 폭 역시 연중 최고 수준이다.

3년물 금리는 이날 거래 내내 연 4%대에서 움직였다. 장이 열리기 전 ‘악재’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한국시간으로 이날 새벽 Fed가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서 연말 기준금리 전망을 기존 연 3.4%에서 연 4.4%로 수정했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 채권 금리는 올라간다.

이날 오전 7시30분에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이 총재의 ‘매파(통화긴축 선호) 발언’ 역시 채권시장에 충격을 줬다.

이날 10년물 금리는 0.106%포인트 오른 연 3.997%를 기록해 3년물과 10년물 금리가 역전됐다. 2008년 7월 18일 이후 14년2개월 만의 일이다. 통상 3년물과 10년물 금리 역전(장단기 금리 역전)은 경기 침체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5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209%포인트 오른 연 4.114%로 11년1개월 만에 연 4%대로 올라섰다. 30년물은 0.075%포인트 상승한 연 3.735%에 거래를 마쳤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