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윤 카카오페이증권 CPO
“커피를 마실 때마다 스타벅스에 자동투자하고, 전기차 충전소를 이용할 때마다 친환경에너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정병윤 카카오페이증권 CPO(사진)는 지난 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카카오페이증권이 일상과 투자를 연결해 새로운 투자문화를 구축하는 데 일조하겠다”며 이같은 비전을 밝혔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지난 2020년 출범한 증권사다. 올해 4월 카카오페이앱에서 이용 가능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를 정식 출시했다. 100일만에 100만 계좌를 돌파하며 업계의 큰 관심을 받았다.

카카오페이증권의 경쟁력은 카카오 플랫폼과의 연계성에 있다는 설명이다. 정 CPO는 “카카오페이증권은 카카오페이라는 생활 금융 플랫폼과 연결돼있다”며 “투자 및 자산관리 서비스의 진입 장벽을 대폭 낮춰 일상 속 투자를 구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병윤 카카오페이증권 CPO
‘동전 모으기’가 대표적이다. 카카오페이로 결제하고 1000원 미만 잔돈이 남으면 미리 지정한 펀드에 자동 투자하는 서비스다. 그는 “일상 소비와 펀드 투자를 연결했다”며 “대학생, 사회초년생들도 손쉽게 펀드 투자를 경험할 수 있다”고 했다. 해당 서비스 덕분에 카카오페이증권의 개인 공모펀드 계좌 수는 208만좌에 육박한다. 증권사 중 가장 많으며 7월 기준 증권업계 공모펀드 계좌 수의 30% 정도를 차지한다.

카카오페이의 방대한 결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종목을 추천하는 서비스도 구현했다. 사용자별 카카오페이 결제내역을 인공지능(AI)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분석하고 추천 종목을 MTS에서 보여주는 식이다. 편의점 결제가 많은 사용자에겐 GS리테일이, OTT서비스 지출이 많은 사용자에겐 넷플릭스가 추천 종목으로 뜰 확률이 높다. 그는 “주변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에 투자를 함으로써 소비자인 동시에 주주가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며 “약 3800만명 사용자를 보유한 카카오페이의 결제 데이터와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해 일상과 투자를 연결하고 있다”고 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카카오톡과의 연계도 강화해 기존 증권사와 차별화를 시도할 예정이다. 전 국민이 사용하는 메신저앱인 카카오톡 채널을 활용해 ‘함께하는 투자문화’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정 CPO는 “카카오톡에서 가족, 친구와 주식 이야기를 하며 자연스럽게 주식을 구매하거나 기프티콘처럼 카카오톡을 통해 주식을 선물하는 서비스를 빠르면 연내에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MTS를 별도로 설치하고 주식 투자할 때마다 이를 실행해야 했다”며 “카카오톡에서 곧바로 주식 투자가 가능해지면 별도 앱 설치가 필요없고 주문 화면으로 넘어가는 과정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타사와의 고객 확보 경쟁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정 CPO는 “카카오페이증권이 가지고 있는 독보적 경쟁력은 플랫폼에 있다”며 “카카오 플랫폼과 연결고리가 단단해질수록 고객 확보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세영 기자 seyeong202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