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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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주' 삼성전자와 네이버, 카카오가 연일 52주 신저가를 다시 쓰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삼성전자와 카카오는 세 번, 네이버는 다섯 번째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증권가도 연일 목표주가를 낮추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주가가 하락할 때마다 공격적으로 '물타기'에 나서고 있다.

21일 오전 삼성전자는 1.08% 하락한 5만5200원에 거래 중이다. 오전 개장 직후 5만5100원까지 급락하면서 3거래일만에 52주 신저가를 다시 썼다. 이달 들어서만 세 번째다.

'6만전자'조차 요원한 흐름이 지속되면서 개인 투자자들은 불면의 밤을 보내고 있다. 삼성전자 소액주주 수는 592만2593명으로, 지난해 말(506만6351명) 대비 85만6342명(19.9%) 증가했다. 개인투자자(1384만 명) 중 42.7%가 삼성전자에 투자하고 있는 셈이다.

이달들어 삼성전자는 '5만전자'로 내려앉았지만 개미는 오히려 공격적으로 저가매수에 나섰다. 개인 투자자의 이달 순매수 규모는 1조5420억원이다. 올해 개미의 삼성전자 순매수 규모는 17조6340억원어치에 달한다. 반면 같은 기간 외국인은 9조7230억원어치를, 기관은 8조332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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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에 대한 증권가의 전망은 암울하다. 경기 둔화로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감소해 재고가 쌓이고 가격은 하락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은 3분기 삼성전자의 D램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3% 감소하고, 평균단가는 17%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NH투자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7만5000원에서 7만원으로, 케이프투자증권은 9만원에서 8만원으로 낮췄다. 유안타증권도 9만원으로 목표주가를 내려잡았다.

주가가 추락하고 있는 와중에도 개인이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는건 주가 낙폭이 과대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삼성전자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역사적 하단인 1배 수준에 가까워졌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주가 반등은 제한적이지만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측면에서 하락폭도 제한적일 것"이라며 "재고가 정점을 찍는 내년 1분기가 실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와 함께 '국민주' 칭호를 받고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도 연일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고 있다. 이날 오전 네이버는 1.61% 하락한 21만4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개장 직후 21만4500원까지 떨어지며 신저가를 다시 썼다. 카카오도 개장 직후 6만4300원까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로 내려앉았다. 네이버는 이달 들어서만 다섯 번째, 카카오는 세 번째 신저가 경신이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9월 기준금리 인상폭 결정을 앞두고 힘없이 하락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네이버와 카카오에 대한 개미의 '짝사랑'도 꾸준하다. 지난해 말 191만8337명으로 줄었던 카카오 소액주주는 6개월 만에 204만1314명으로 늘어나며 다시 200만 명을 돌파했다. 네이버 소액주주는 같은 기간 78만5881명에서 97만3445명으로 18만7564명(23.8%) 늘었다.

급락세를 보이기 시작한 8월 이후 개미는 네이버와 카카오를 각각 4050억원, 169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반면 외국인은 각각 1470억원, 19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