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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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원달러 환율, 커지는 긴축 우려 등 부정적인 거시경제(매크로) 이슈가 증시를 뒤덮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결국 주가를 결정하는 것은 매크로가 아닌 개별 기업의 실적이라 강조한다. 방산주, 종합상사주 등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높아지고 적정 가치가 올라가는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ROE 높은 종목이 시장 주도해”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한달 새 4% 넘게 떨어졌다. 높은 원·달러 환율과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정책에 대한 우려, 러시아발 에너지 위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최윤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Fed의 긴축 가속화 우려와 미국 국채금리 상승 등이 부담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며 “외국인의 현·선물 동반 매도세가 심화한 가운데 개별 종목장세가 형성되고 있다”고 했다.

부정적 매크로 환경이 부각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개별 종목 주가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기업의 실적이라고 강조한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불리한 환경을 극복하고 증시를 주도한 종목은 공통적으로 높은 ROE를 유지했다는 분석이다. ROE는 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이다. 기업이 자기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하는지 보여준다.

미국 증시에선 애플이 대표적이다. 지난 2008년 3월 대비 지난달 애플 주가는 4024% 상승률을 보였다. 금융위기 이후 미국 증시가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는 데 가장 크게 기여한 종목 중 하나다. 해당 기간 평균 ROE는 49.6%로 다른 S&P500 종목보다 높았다.

국내 증시의 경우 네이버는 같은 기간 주가가 552% 상승해 시장주도주로 떠올랐다. 평균 ROE는 41.5%로 다른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보다 높았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평균 ROE는 보통 10% 내외다.

○방산주, 종합상사주 ‘주목’

매크로 뛰어넘는 시장주도주 찾아라…"방산·종합상사주 주목"
전문가들은 ROE와 기업 적정 가치가 높아지는 종목에 주목할 만하다고 조언한다. 기업 적정 가치는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로 가늠할 수 있다. PBR은 자기자본조달비용(COE) 대비 ROE로 표현이 가능하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비용 부담이 커지는(COE 상승) 상황에서도 ROE는 올라 기업 적정가치가 높아지는(PBR 상승) 기업을 투자 우선순위에 놓을 만하다”고 설명했다.

ROE와 PBR이 눈에 띄게 높아지는 업종은 방산주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에서 올해 ROE 예상치와 12개월 선행 PBR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발표한 종목은 261개다. 이 중 두 수치 모두 3개월 전에 비해 높아진 종목에 LIG넥스원, 현대로템 등 방산주가 대거 포진했다.

LIG넥스원의 올해 연간지배주주 ROE 컨센서스는 17.9%다. 3개월 전(16.4%)보다 상향 조정됐다. 작년 ROE(14.6%)와 비교해도 높다. 적정 주가 수준도 올랐다. LIG넥스원의 12개월 선행 PBR 컨센서스는 2.42배로 3개월 전(1.89배)보다 올랐다. 분석 대상 기업들의 12개월 선행 PBR 평균치가 3개월 새 하향 조정된 것과 대비된다.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 등 다른 방산주도 ROE, PBR이 모두 올랐다. 한국항공우주의 올해 ROE 컨센서스는 8.96%에서 10.94%로, 12개월 선행 PBR은 3.56배에서 4.03배로 큰 증가폭을 보였다.

포스코인터내셔널, LX인터내셔널 등 종합상사주도 ROE와 PBR이 3개월 전보다 높아졌다. 포스코인터내셔널과 LX인터내셔널의 올해 ROE 예상치는 3개월 새 각각 3.3%포인트, 4.38%포인트 올랐다. 다른 기업들의 ROE는 평균 0.16%포인트 오른 것을 고려할 때 증가폭이 크다. ROE 상승과 함께 PBR도 상향조정됐다.

이 연구원은 “현재 시점에서 효과적인 주식투자법은 매크로를 뛰어넘는 시장 주도주를 찾는 것”이라며 “ROE 상승을 바탕으로 비용 증가 부담을 극복하는 기업을 눈여겨봐야한다”고 했다.

최세영 기자 seyeong202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