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의 월스트리트에서 향후 기업 실적이 악화할 것이란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마이크 윌슨 모건스탠리 수석전략가는 29일(현지시간) 새 투자노트에서 “시장의 가장 큰 위협은 여전히 기업 실적”이라고 강조했다. 증시가 미 중앙은행(Fed) 움직임에만 관심을 두고 있으나 정작 주가를 움직이는 건 개별 기업들의 성적표란 얘기다.

윌슨 전략가는 “올해 1분기의 주가 하락은 거의 실적 악화에서 나왔던 것”이라며 “또 실적 악화는 Fed 인사들의 발언 및 긴축에서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 하반기 증시는 내년 실적 전망에 좌우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때문에 기업들의 이익률과 수요가 뚝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버트 카넬 ING 연구소장은 “Fed의 강경한 매파 기조는 아직 시장 가격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제롬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경기 침체가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것이다.

카넬 소장은 “기준금리가 높은 상태에서 침체를 맞았을 때 주가가 어때야 할 지 생각해야 할 시점”이라며 “관건은 이번 침체기가 얼마나 나쁘고 또 오래 갈 것이냐다”고 했다.
미국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 추정치가 계속 하락하고 있다. 금리 인상 등에 따른 경기 위축 때문이다. 블룸버그 제공
미국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 추정치가 계속 하락하고 있다. 금리 인상 등에 따른 경기 위축 때문이다. 블룸버그 제공
골드만삭스의 줄리언 살리스버리 자산운용 총괄은 “자산 시장이 변곡점에 도달했다”며 이제 투자 방식에 변화를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살리스버리 총괄은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방어주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유틸리티 소비재 헬스케어 등이 대표적이지만, 범위를 좁혀 내수 위주 기업, 공급난과 인플레이션에 잘 견딜 수 있는 기업에 초점을 맞추라는 조언이다.

살리스버리 총괄은 “금리 인상을 잘 견딜 수 있는 혁신 기술주도 좋다”며 “현금이 많고 마진율이 높은 기업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고금리 시대에는 기업의 현금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며 “일부 기업은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