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쇼크’로 국내 증시가 얼어붙었다. 당분간 큰 반등 없이 ‘박스피’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약세장 땐 매출이 계속 늘거나 잉여현금흐름이 흑자로 전환하는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매출·현금 늘어난 기업, 약세장서도 뛴다

매출 지속 증가 기업 주목

29일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모두 전 거래일 대비 2% 넘게 하락했다. 증권가에선 기업들의 이익 추정치가 줄어드는 가운데 금리 추가 인상까지 겹치면 증시가 뚜렷한 반등세를 보이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과거 약세장에서도 수익을 냈던 종목의 특성에 주목할 때라고 조언한다. 폭락장에서도 매출이 꾸준히 증가한 기업은 주가 상승률이 높았다는 분석이다. 셀트리온, 엔씨소프트, 한샘이 대표적 기업으로 꼽힌다. 이들 기업은 2008년 금융위기로 코스피지수가 48% 가까이 하락할 때 주가가 오르며 주도주로 떠올랐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매출이 연달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덕분이다.

하나증권은 올해와 내년 매출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을 추렸다. 올 하반기 베어마켓 랠리 와중에 상반기 주가 하락분을 빠르게 만회했는지도 고려했다. 이 중 예상 매출 증가율이 가장 높은 종목은 2차전지 소재 기업인 엘앤에프였다. 올해 및 내년 예상 매출 증가율은 각각 331.9%, 50.6%로 전망됐다. 주가도 올초 대비 6월 말까지 5.6% 하락했지만, 이날 주가는 6월 말 대비 5.8% 올랐다.

풍력발전타워 제조업체 씨에스윈드도 매출 증가가 기대되는 종목으로 꼽혔다. 올해와 내년 예상 매출 증가율은 각각 25.6%, 33.2%다. 연초 대비 6월 말까지 12% 하락한 주가는 6월 말 대비 22.3% 상승했다. 이날도 전일 대비 3.5% 올랐다. 두 종목 모두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정책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이다.

이 밖에 헬스케어 업체인 셀트리온, 방산기업 LIG넥스원, 반도체 인쇄회로기판(PCB) 관련 기업인 대덕전자, YG엔터테인먼트 등이 높은 매출 증가율과 주가 수익률을 함께 기대해볼 만한 종목으로 추천됐다.

“현금흐름 보고 성장주 골라야”

주가 상승 가능성이 높은 성장주를 고르기 위해 잉여현금흐름(FCF)을 잘 살펴봐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회사에 돈이 쌓이는 시기로 접어들면 투자 효율이 높아져 성장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내년 잉여현금흐름의 흑자전환이 예상되는 종목은 아이센스다. 당뇨병 환자가 사용하는 혈당측정기를 개발·제조하는 기업이다. 최근 연구개발(R&D)과 공장 증설 등에 자금을 집중 투입하고 있다. 이에 잉여현금흐름은 작년 -304억원, 올해 예상치는 -150억원에 머무르고 있다. 증권가에선 아이센스의 내년 영업현금흐름이 220억원으로 늘어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속혈당측정기 임상을 완료하고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하면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코스모신소재도 잉여현금흐름 흑자 전환이 기대되는 종목으로 꼽힌다. 이 회사는 배터리 소재인 양극재를 생산한다. 정보기술(IT)기기용 양극재 대신 전기차용 양극재 생산 비중을 높였다. IRA의 대표적 수혜주로 판매량이 늘면서 내년 잉여현금흐름이 흑자로 전환할 전망이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개별 종목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이럴 땐 매출과 잉여현금흐름을 지표로 삼아 위기에 강한 기업을 고를 수 있다”고 말했다.

최세영 기자 seyeong202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