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인터뷰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 "IRA 수혜 받는다지만 기초소재 영업익 꺾여"
[마켓PRO] "3분기 어닝시즌 전에 한화솔루션 비중 낮출 것"
최근 주식시장에 태·조·이·방·원(태양광·조선·이차전지·방산·원자력) 테마가 급격히 떠오르고 있다. 시대적 사명이라는 대의명분 아래 이들 종목을 회의적으로 보는 목소리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면 이들 종목엔 리스크가 없을까? 한경 마켓PRO는 태양광에 초점을 맞춰 리스크를 짚어봤다.

태양광으로 충분할까…유럽엔 충분한 돈이 있을까

[마켓PRO] "3분기 어닝시즌 전에 한화솔루션 비중 낮출 것"
"태양광이 에너지난의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까"

국내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 A씨는 최근 이런 의문을 품는다. A씨는 "태양광이란 게 일조량이란 변수 때문에 결코 안정적일 수가 없다"며 "겨울이 다가오면서 유럽의 에너지 위기가 가속화되면 태양광으론 부족하다는 인식이 커질 수 있고 (태양광)수요가 생각보다 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태양광의 주 소비지역인 유럽의 경기둔화도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봤다. A씨는 "이미 유럽은 에너지난 때문에 공장도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는 상황이고 남유럽의 경우 코로나19로 관광 수요가 급감한 상황이라 경제가 좋지 않다"며 "심지어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각국이 군비를 확충시키는데 그 비용이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는 "태양광은 정부가 사줘야 하는데 정부 재정이 넉넉지 않으면 관련 지출을 줄일 수도 있다"며 "시장이 어려운 상황이라 (태조이방원)테마가 유행을 하는 것 같은데 태양광 관련주는 겨울 가까워지면 어려워질 수 있다"라고도 덧붙였다.

"IRA 수혜보는 한화솔루션? 약점도 있다"

시장에서 태양광에 기대를 거는 또 다른 요인은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다. 이 법안이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 부문에 세액공제 등 300억달러 규모의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특히 한화솔루션의 경우 미국 태양광 모듈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로 미국 조지아주에 1.7GW(기가와트) 규모 모듈 공장을 운영 중이다. 한화솔루션은 블룸버그통신에 "내년부터 매년 2억달러 이상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시장관계자들은 같은 태양광 관련주 중에서도 OCI보다 한화솔루션의 주가 상승 폭이 훨씬 큰 이유에 대해 IRA 법안 통과를 든다. 한화솔루션은 연초 이후 약 45% 올랐지만, OCI는 같은 기간 약 21% 상승에 그친다.
[마켓PRO] "3분기 어닝시즌 전에 한화솔루션 비중 낮출 것"
하지만 A씨는 한화솔루션에도 약점이 있다고 짚었다. A씨는 "한화솔루션의 약점은 순수 태양광 업체가 아니라는 점"이라며 "종합 화학회사이다 보니 태양광 매출보다 기존 석유화학 매출비중이 큰데, 유가가 하락하고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프로젝트가 줄어들면서 기존 석유화학 매출이 줄어들 수가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삼성증권에 따르면 한화솔루션 실적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기초소재 영업이익은 1분기 258억원에서 2분기 228억원, 3분기 154억원(예상치), 4분기 166억원(예상치) 등 하향 추세가 전망되고 있다. 반면 태양광 영업이익은 2분기 흑자전환(35억원)에 성공해, 3분기 124억원, 4분기 144억원의 영업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A씨는 "3분기 실적은 10월에나 나오니 관련 리스크가 그전까진 시장에서 본격화되지 않을 수 있다"며 "3분기 실적시즌이 다가오면 태양광 관련주는 비중을 낮출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