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시대가 끝나고 약세장이 장기화하면서 투자자들의 손실도 커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좋은 개별 주식을 선별해 오랫동안 투자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증권업계는 주주 친화 정책의 ‘끝판왕’으로 불리는 자사주 소각에 나선 기업들을 주목하고 있다.
"주주친화 끝판왕"…자사주 소각 기업 어디?
올 들어 자사주 소각 급증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 들어 32개의 유가증권·코스닥시장 상장사가 자사주 소각을 공시했다. 작년 같은 기간(19개 사) 대비 두 배 가까이로 늘었다. 증시 침체로 주가가 하락하자 상장사들이 자사주를 소각하며 주가 방어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소각 규모 1위(5675억원)는 포스코홀딩스가 차지했다. 2004년 이후 18년 만에 자사주 소각에 나섰다. 2·3위는 (3000억원)과 (199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어 (1740억원), (1500억원), (1500억원)가 뒤를 이었다.

시가총액 5000억원 이하 중소형주에서는 이 545억원을 소각하며 1위를 기록했다. (501억원), (376억원), (297억원), (148억원), (104억원), (100억원) 등도 소각 규모 상위 기업으로 꼽혔다.

자사주 소각은 기존 주주들의 지분 가치를 높이고, 자본금을 줄여 기업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높인다. 지분 가치와 수익성을 높이기 때문에 주주 친화 정책의 끝판왕으로 불린다. 다만 소각이 전제되지 않은 자사주 매입은 장기적으로 주가 부양에 큰 영향이 없다.
지속적 소각이 중요
전문가들은 지속적으로 자사주를 소각하는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자사주를 계속 소각한다는 것은 주가를 부양하겠다는 경영진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경영진의 의지는 주가 움직임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자사주를 반복적으로 소각하는 대표적 기업에는 메리츠그룹이 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3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1995억원 상당의 자사주를 소각했다. 도 올해 각각 998억원, 898억원어치 자사주를 소각했다.

주가도 장기 우상향하고 있다. 메리츠금융지주와 메리츠화재 주가는 코로나19 이전인 2020년 1월과 비교해 두 배 넘게 올랐다. 미래에셋증권과 다올투자증권도 2년 연속 자사주를 소각했다. 규모가 각각 2560억원, 680억원에 달한다.

KB금융, 하나금융지주, 신한지주 등 은행주도 주주에 친화적이다. KB금융은 올해만 두 차례에 걸쳐 3000억원어치 자사주를 소각했다. 하나금융지주와 신한지주의 소각 규모는 각각 1500억원이다. 소형주 중에서는 락앤락, , 한라가 2년 연속 자사주를 소각했다.
절대 규모보다 비중도 중요
회사 덩치에 비해 소각 규모가 큰 기업으로는 화성산업, 다올투자증권, 한국철강, 한라, 등이 꼽혔다. 화성산업은 발행 주식의 18.5%에 해당하는 230여만 주(545억원)를 소각한다고 발표했다. 한국철강은 발행 주식의 8%를 소각했다.

시가총액이 1500억원 수준인 한라는 최근 2년간 350억원어치에 달하는 자사주를 소각했다. 반도체 장비 기업 테크윙도 실적 성장과 주주 친화 정책을 겸비한 기업으로 꼽힌다. 지난달 발행주식의 2.5%(73억원)에 해당하는 자사주를 없앴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