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 코로나19로 인한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 등 잇단 악재에도 불구하고 국내 상장사가 2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원자재 가격과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 효과를 누린 기업이 많았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3분기부터는 상장사의 실적 둔화세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분기 최대 실적 찍었지만 겹겹 악재…3분기엔 꺾이나
18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 법인 675개사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합계(연결 기준)는 각각 702조8475억원, 56조6898억원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25.9%, 18.7%씩 늘어난 수치다. 순이익(44조1138억원)도 19.6% 늘었다.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2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삼성전자를 제외해도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2분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매출(625조6349억원)과 영업이익(42조5927억원)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6.5%, 21.1% 늘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의 혜택을 본 정유, 해운, 조선 업종 등이 전체 실적치를 끌어올렸다. HMM 등 해운 업체와 항공 업체가 포함돼 있는 운수창고 업종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대비 41.4%, 120.2% 급증했다.

원·달러 환율 급등 혜택을 보며 수출 기업의 실적도 개선됐다. 완성차 기업이 속한 운수장비 업종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6.3%, 256.5% 증가했다. 대표적 수출 업종인 섬유의복의 매출과 영업이익도 각각 25.7%, 55.2% 늘었다.

반면 건설 업종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8.2% 급감했다. 부동산 시장이 크게 위축된 데다 인건비와 원재료비, 이자비용 등이 늘어난 탓이다. 통신업종의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4.7% 줄었다.

코스닥시장 상장사도 탄탄한 실적을 냈다. 코스닥시장 상장사 1063개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합계는 각각 68조3172억원, 4조4626억원으로 전년 대비 23.6%, 9.7% 증가했다.

하지만 3분기부터는 기업 실적이 본격적으로 둔화세를 나타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세 곳 이상이 실적을 조사한 230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매출과 영업이익 실적 추정치 합계는 각각 553조9917억원, 51조5174억원으로 1개월 전 대비 각각 3.0%, 6.5% 감소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3개월 전 대비 14.5% 감소한 상태다.

유승민 삼성증권 글로벌전략팀장은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적인 수요 둔화로 연결된다면 하반기 기업 실적은 꺾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유가증권·코스닥 상장사 2022년 2분기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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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성미/서형교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