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유니콘·K-푸드'…"투심 잡자" 쏟아지는 국내 최초 이색 ETF
기존에 없던 '국내 최초' 상장지수펀드(ETF)들이 올해 특히 쏟아지고 있다. ETF 시장이 커지자, 투자자들의 투심을 잡기위한 '최초' 경쟁이 불이 붙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삼성-미래 양강구도를 깨기위해 중견 혹은 소형 운용사들이 기존에 없던 상품들을 발굴하는데 집중하면서, 이색 테마 ETF 출시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인공지능부터 UAM까지 다양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새로 출시된 71개의 ETF중 41개가 기존에 없던 테마의 상품이었다. 투자자들이 특히 관심이 많은 전기차, AI(인공지능), 우주항공 등 기술·성장산업에서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발굴해 내놓은 최초 상품들이 많았다.

'ARIRANG 글로벌인공지능산업MV'는 처음으로 나온 인공지능만을 테마로한 ETF다. 금융서비스, 지불, 소셜미디어, 미디어, 일반 아날로그 등 6가지 그룹으로 세분화해 투자한다. 엑슬서비스홀딩스, 세일즈포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등을 담고 있다. 17일 상장 후 이튿날인 이날 주가는 시초가에 비해 2.55% 떨어졌지만, 장기 투자를 테마로한 상품인 만큼 중장기적 성과를 기대한다는게 한화자산운용측의 설명이다.

도심항공모빌리티(UAM)를 테마로한 상품도 등장했다. 'ARIRANG iSelect우주항공&UAM'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 현대차, 인텔리안테크 등 항공우주 및 UAM 관련 기업들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올해 3월 상장후 현재까지 5.75% 상승했다.

미국 전기차 산업 혹은 중국 전기차 산업 중 한 곳에만 투자하는 여타 ETF와 달리 이들을 합쳐 놓은 상품인 'KINDEX G2전기차&자율주행 액티브'도 시장의 각광을 받고 있다. 천사첨단소재·비야디·테슬라·블링크차징 등 미중 주요 전기차 생산 기업 및 소재부품 기업들을 모두 담고 있다. 올해 2월 상장 이후 최근 순자산 900억을 돌파했다. 약 6개월 동안 수익률은 8.95%다.

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비상장 기업에 간접 투자하는 'ARIRANG K-유니콘 투자기업액티브'나 정권교체 이후 성장성 기대가 큰 원전산업에 투자하는 'HANARO 원자력iSelect', 'KINDEX 원자력테마딥서치'들도 시장의 주목을 받고있다.

○새로운 ESG 분야 ETF도 활발히 출시

전통 산업 분야에 있어서도 '최초' 경쟁은 치열하게 일어나고 있다. 'HANARO Fn K-푸드'는 국내 푸드 산업의 해외진출을 기대로 구성된 ETF다. 오리온·CJ제일제당·하이트진로·농심 등 리오프닝 및 해외 진출을 기대하는 기업들로 구성돼 있다. 17일 상장 이후 0.25% 상승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접근이 쉽지 않은 부동산 분야 미국 주요 대체투자 기업에 투자하는 'ARIRANG 미국대체투자Top10MV'는 상장이후 5월 상장이후 3개월만에 수익률 16%를 기록하며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블랙스톤, KKR, 브룩필드, 칼라일 등의 기업들에 투자한다.

ESG 역시 올해 운용사들이 새로운 테마 발굴에 집중하고 있는 분야다. 'HANARO 글로벌워터MSCI'는 베올리아, WM, 아메리칸워터웍스, 그레이코 등 상수도, 수도업, 수처리 기업들을 담고 있는 상품이다. 기후위기, 수자원 관리 등이 올해 들어 특히 주목받고 있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이 분야에 투자한다는 테마다. 지난 4월 상장후 3.4% 상승했다.

E,S,G 중 지배구조에 집중한 'BNK주주가치 액티브'는 올해 10월 상장될 예정이다. 배당률이 높거나 활발히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에 적극적인 기업들을 담을 계획이다.

이외에도 ETF를 통해 블랙록의 포트폴리오에 분산투자하는 ‘골든트리 BlackRock EMP', 세계 최대 보험계리 자문사인 밀리맨의 연금 전략을 추종하는 ‘골든트리 Buffer EMP’ 등 글로벌 선도기업의 투자법을 추종하는 상품이나 월배당을 지급하는 'SOL S&P500 ETF 등도 올해 처음 등장했다.

○"유행보다 중장기테마에 집중해야"

다양한 이색 테마의 ETF의 등장으로 투자자들의 선택폭이 넓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치열한 경쟁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유행을 쫓는 경향이 있는 테마·액티브형 ETF 특성상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단기적 유행보다는 중장기적으로 성장할 만한 분야에 집중해야한다는 설명이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테마형 ETF는 상품 차별화 경쟁 속에서 투자자의 수요를 적시에 소화하고 투자자의 선택의 폭을 넓히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면이 존재한다"면서도 "당대 유행하는 테마를 쫓아서 상품을 출시하는 경우가 있고, 상장 당시 ETF에 편입된 종목은 시장의 관심을 과도하게 받아 결과적으로 고평가될 위험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