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 따라잡기

"경제 지표에 따라 환경 완전히 바뀔 수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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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투자은행 찰스슈왑은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는 시장 전망과 관련해 아직 금리 인상 종료 시점을 예측하긴 힘들다는 분석을 내놨다. Fed의 통화 정책은 경제 상황에 따라 갑작스럽게 방향을 트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찰스슈왑은 최근 '금리 인상 끝났을까'(The End of Rate Hikes)라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에서 찰스슈왑은 "시장에서 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신호는 주식 투자자들에겐 반가운 소식"이라면서도 "금리 인상 종료 시점에 대해선 당장 알 수 없다"고 분석했다.

최근 시장에선 미 Fed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펼치는 지금의 강력한 금리 인상이 결국 경제를 침체로 몰아넣으면서, 통화정책 방향을 틀어 다시 금리인하로 돌아설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내년 상반기 기준금리가 고점을 찍은 뒤 점차 하락할 것으로 보는 것이다.

찰스슈왑은 미국을 비롯한 유럽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기준 금리 인상을 끝낼 경우 주식 시장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봤다. 올 상반기 뉴욕증시는 52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기록했다. S&P500지수는 올 상반기 20.6% 하락해 1932년, 1962년, 1970년에 이어 역사상 네 번째로 상반기 기준 낙폭이 큰 것으로 집계됐다.

찰스슈왑의 제프리 클레인탑 글로벌 투자 전략가는 "향후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상 종료는 올해 세계 주요국 주식시장에서 볼 수 있는 손실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금리 인상 종료 시점에 대해선 알 수 없다고 전망했다. 제프리 클레인탑은 "시장이나 중앙은행 관계자들이 마지막 금리 인상이 내년 초에 올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이는 확실한 것이 아니다"며 "(금리 방향과 관련해선) 인플레이션 등 경제 지표에 따라 환경이 완전히 바뀔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리 인상 종료가 환경에 따라 더 빨리 혹은 더 늦게 올 수도 있다. 실시간으로 금리 인상 종료 시점을 전망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면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은 경기 침체에 대응해 갑작스럽게 이뤄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덧붙였다.

미 Fed도 기준 금리 인상을 두고 고민이 커지고 있다. 시장의 기대와 달리 고위 인사들이 잇달아 매파적 발언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서는 "아직 할 일이 많다"라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Fed의 조기 금리 인상 종료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실제로 40년 만의 최악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금리 인상을 이어가고 있는 미 Fed는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을 통해 물가상승률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기준 금리의 지속 인상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면서 언젠가는 금리인상의 속도가 느려질 것이라며 시장에 복합적인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제프리 클레인탑은 "시장에선 내년 상반기부터 금리가 고점을 찍은 뒤 정책금리가 점차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역사적으로 돌이켜보면 정책 금리의 하락은 점진적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