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가 지속적인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미 중앙은행(Fed)과 월가에서 잇따라 경고를 내놓고 있다. 시장이 지나치게 앞서가고 있다는 것이다.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연방은행 총재는 12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주 여러 물가 지표들이 둔화한 건 환영할 만하다”면서 “경제도 최근의 금리 인상을 잘 견뎌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모든 침체가 닥치더라도 대공황 급은 아니다”고 했다.

바킨 총재는 “1970년대에서 얻은 첫 번째 교훈이라면 금리를 적기에 올려야 한다는 것”이라며 “금리를 섣불리 낮추면 결국 다시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질금리를 플러스로 빨리 되돌려야 한다”며 “금리를 제한적인 영역까지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8.5%(작년 동기 대비) 상승했다. 전달보다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는 조짐이 나타났다. 미 노동부 및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8.5%(작년 동기 대비) 상승했다. 전달보다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는 조짐이 나타났다. 미 노동부 및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제이미 파이 씨티그룹 전략가는 “물가가 여전히 높고 고용 시장은 매우 빡빡한 상태”라며 “물가 상승세가 조금 둔화했다고 Fed의 정책 전환(피봇)을 기대하면 오산”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Fed는 향후 수개월간 가속 페달을 지속적으로 밟을 것”이라며 “향후 지표에서 실업률이 뛰고 물가가 확 떨어져야 Fed의 전환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정확히 예측한 것으로 유명한 마이클 버리 사이언자산운용 창업자는 “인플레이션에 직면한 소비자들이 소비를 줄이지 않는 게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소비자들의 신용 잔고가 기록적 수준으로 뛰고 있다”며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때 정부의 현금 살포가 소비 중독을 유발했다”고 말했다.

버리 창업자는 “경제에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그는 지난 5월엔 “비행기가 추락하는 것 같은 경제를 보게 될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미국 뉴욕증시의 S&P500지수는 올 들어 20% 넘게 떨어졌다가 10% 정도를 회복했다.
미국 뉴욕증시의 S&P500지수는 올 들어 20% 넘게 떨어졌다가 10% 정도를 회복했다.
조너슨 크린스키 BTIG 수석시장테크니션은 “최근 상승 차트를 보면 다시 저점으로 돌아갈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그게 앞으로도 계속 오를 것이란 얘기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주가가 다시 급락하지는 않겠지만 큰 폭 상승도 어려울 것이란 논리다.

그는 “1950년 이후의 S&P500지수를 분석해보니, 고점 대비 급락했다가 50% 정도 회복한 뒤 또 다시 급락한 경우는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1974년, 2004년, 2009년엔 ‘50% 회복’ 이후 증시가 꽤 흔들렸다고 지적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