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 따라잡기

향후 12개월간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 예상
시장 변동성이 클 때, 방어적인 투자전략 대응
헬스케어 등 알짜 기업 찾아야…"침체 끝나기 전 바닥 형성"
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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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가 2023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도 수요 감소를 예상함에 따라 자본 지출 계획을 줄이고, 고용을 동결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지금은 방어적인 투자 전술이 필요할 때다. "

미국 대형은행 웰스파고 산하 투자연구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조언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인플레이션 우려로 기준 금리를 가파르게 인상함에 따라 주식시장이 향후 12개월 동안 큰 변동성을 보일 것이란 분석이다.

웰스파고 투자연구소는 올 하반기 주식시장 전망과 관련해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봤다. 4분기 기업들의 매출 성장 둔화를 비롯해 비용 증가에 따른 마진 축소 등 향후 12개월간 수익이 침체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전반적으로 기업들의 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본 것이다.

웰스파고 투자연구소의 전략가 크리스 하버랜드는 "주식시장이 2023년 하반기에 반등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올 연말까진 변동성을 키울 것"이라면서 "필수 소비재와 IT 분야의 경우 비용과 인건비 상승으로 마진이 축소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단기적으로 Fed의 긴축 통화 정책이 지속됨에 따라 소비자와 기업들의 자본 진출에 부담이 될 것으로 봤다. 크리스 하버랜드는 "차입 비용이 상승하고, 신용 가용성이 감소됨에 따라 실업률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웰스파고는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둔화했지만 미 Fed가 9월 회의에서 큰 폭의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시각을 유지했다.

웰스파고는 11일 배포한 자료에서 "다음 CPI 보고서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일주일 앞두고 나온다"면서 "75bp(1bp=0.01%포인트) 인상이 우리의 기본 시나리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인플레이션이 지속해서 둔화한다는 추가 증거를 CPI 보고서가 보여준다면 FOMC가 50bp 인상으로 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웰스파고는 7월 CPI가 둔화했지만, 예상보다 낮았던 단 한 번을 두고 Fed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승리를 선언할 것 같지 않다고 봤다.

향후 투자전략으론 소형주보단 대형주 중심의 방어적인 투자를 조언했다. 추천 업종으론 에너지, 헬스케어, IT 분야 등을 꼽았다. 특히 헬스케어 부문은 상대적으로 낮은 레버리지와 높은 자기자본 수익률로 방어적인 섹터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크리스 하버랜드는 "경기 침체로 접어들면 투자자들은 시장에 덜 민감하게 반응하면서도,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알짜 기업에 끌리게 될 것"이라며 "방어적인 투자는 초기 불황기에 적절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웰스파고 연구소는 증시가 대개 경기 침체가 끝나기 전에 바닥을 치는 경향이 있다고 조언한다. 기회가 있을 때 방어적인 전술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크리스 하버랜드는 "최근 미 Fed의 가파른 기준 금리 인상과 더불어 경기 지표가 악화되고 있다"면서도 "경기 침체가 끝나기 전에 증시가 회복할 가능성도 상당하기에 지금은 전술적인 투자법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