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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났다는 전망이 나오자 중소형주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유입강도와 수익률 모두 대형주에 비해 앞서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위험 자산에 투자할 만한 환경이 갖춰지고 있다면서도, 미국 중앙은행(Fed)의 매파적 결정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한다.

11일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SPDR S&P 400 미드캡 그로스 ETF’의 지난 9일 기준 유입강도(총자산 대비 순유입량)는 전일 대비 13.2% 높아졌다. 20일 동안 32% 증가했다. 소형주에 투자하는 ‘벵가드 S&P 스몰캡 600 인덱스 펀드 ETF’의 유입강도는 20일 동안 7% 상승했다. 반면 전세계 100위 안팎 규모의 대형주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글로벌 100 ETF’는 20일간 유입강도가 3.4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증권가에선 중소형주 선호도가 높아진 원인으로 인플레이션 정점론의 확산을 꼽고 있다. 10일(현지시간)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발표하기 이전부터 시장은 8.7% 상승률을 예상했다. 6월 상승률(9.1%)을 밑도는 수치다. 지난달 장기(5~10년)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수익률이 양호한 흐름을 보인 것도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는 평가다. ‘아이셰어즈 러셀 미드캡 그로스 ETF’는 전일 대비 3.27% 올랐다. 한 달간 12.5% 가량 상승했다. 반면 ‘아이셰어즈 글로벌 100 ETF’는 전일 대비 1.78%, 한 달새 8.3% 오르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중소형주 등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 보고 있다. 7월 CPI 전년 대비 상승률(8.5%)이 시장 예상치(8.7%)보다도 낮게 나왔기 때문이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고용 서프라이즈와 인플레이션 둔화, 금리와 유가 하락이라는 조합은 위험자산 시장에 좋은 조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지나친 위험 자산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강재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시장이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던 물가 지표에 안도했기 때문에 당장 조정받을 유인은 딱히 없다”면서도 “미국 중앙은행이 예상보다 매파적인 입장을 내비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지나치게 낙관적인 태도는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최세영 기자 seyeong202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