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제약·바이오 기업의 호실적에 힘입어 하락장 속에서 수익률 선방에 성공하면서다. 코로나19 재확산, 세계적인 원숭이두창 감염자 증가 등으로 하반기 주가 상승 동력도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헬스케어 ETF '하락장 역주행'…"더 오른다"

최대 헬스케어 ETF 거래량 3.5배 증가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6개월간 TIGER 헬스케어 ETF 주가는 2.5%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9.2% 떨어진 것과 대비된다. 이 ETF는 주로 국내 헬스케어 관련 대형주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비중이 각각 19.97%, 14.81%로 가장 높다. 거래소에 상장된 헬스케어 ETF 중 거래량이 가장 많다.

다른 헬스케어 ETF도 코스피지수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나름 양호한 수익률을 보였다. TIGER 200 헬스케어는 최근 6개월간 4.4%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KODEX 헬스케어는 2.3%, KBSTAR 헬스케어는 1.8% 수익률을 거뒀다.

헬스케어 ETF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거래량도 늘고 있다. TIGER 헬스케어의 하루 평균 거래량은 이달 들어 13만5000주, 거래대금은 41억7100만원에 달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 모두 지난달보다 약 3.5배 늘어난 규모다.

헬스케어 ETF가 선전하는 주된 요인으로 바이오·제약 기업들의 호실적이 꼽힌다. 셀트리온은 올 2분기에 2020년 3분기 이후 최대 연간 매출 증가율을 달성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3공장 가동률 증가와 환율 상승 효과 등으로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2.2% 늘었다. 유한양행, 한미약품, 대웅제약 등 제약사들도 탄탄한 해외 시장 수요를 바탕으로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거나 이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호실적을 기반으로 이들 기업의 주가도 뛰고 있다. 셀트리온 주가는 이날 3.3% 올랐다. 최근 6개월 수익률은 25.6%를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같은 기간 12.5% 상승하면서 이날 90만원으로 올라섰다.

모멘텀 충분…하반기도 ‘맑음’

증권가에선 헬스케어주의 투자 매력이 하반기에도 여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개별 기업의 호실적, 코로나19 재확산, 원숭이두창 감염자 증가 등이 주가 상승을 견인할 것이란 분석이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미약품과 셀트리온이 하반기 바이오 주도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개별 기업의 주력 후보물질(파이프라인) 임상 허가와 출시 모멘텀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 하반기 해외에서 잇달아 열리는 학회도 호재다. 9일까지 열리는 세계폐암학회를 시작으로 유럽종양학회, 췌장암학회 등이 예정돼 있다. 유한양행과 레고켐바이오 등 국내 간판 기업들이 참석해 임상 성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최세영 기자 seyeong202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