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조기상환 실패가 이어지며 인기가 시들해진 주가연계증권(ELS)이 최근 ‘반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약세장에서 발행한 ELS들이 조기상환 조건을 충족한 사례가 늘고 있어서다.

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ELS 조기상환액은 263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ELS 조기상환 규모가 5133억원에 그친 것을 고려하면 이미 지난달의 절반을 넘어선 셈이다. ELS는 특정 주가지수나 종목이 일정 수준 밑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비교적 고금리 이자를 주는 파생상품이다. 통상 만기는 3년인데 6개월마다 조기상환일이 도래한다. 이날 주가가 일정 범위에 들면 상환받을 수 있는 구조다.

글로벌 증시가 급락하면서 ELS 조기상환액은 크게 줄었다. 4월 1조7891억원에 달하던 ELS 조기상환액은 5월 6880억원, 6월 5804억원, 7월 5133억원으로 계속 감소했다. ELS 발행금액도 4월 3조8197억원에서 지난달 1조1202억원으로 줄었다.

하지만 이달부터 ELS 조기상환액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올 들어 발행된 ELS 중 상당수가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글로벌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했을 때 나온 상품들이기 때문이다.

최근 증시는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 상승세)를 보이면서 회복하는 분위기다. 홍콩 항셍지수는 3월 저점(18,415)보다 높은 20,000선을 회복했다. 닛케이225 지수도 3월 저점인 24,717을 넘겨 28,250선까지 상승했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P500 지수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6개월 전 주가의 95%에 근접하고 있어 8~9월은 조기상환액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