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 따라잡기

“조기 긴축 중단 전망의 자신감 커졌다”
“악재 나와도 주식 시장 반등 이어져”
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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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가 기술적으로는 침체에 들어선 것은 맞지만, 주식 시장은 이미 악재를 대부분 반영하고 희망적인 분위기로 바뀌었다고 JP모건이 분석했다. 악재가 될 만한 뉴스가 나와도 주가 반등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JP모건의 제이콥 마누키안 투자전략 헤드는 최근 분석 보고서를 통해 "미국 중앙은행(Fed)의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와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2분기에도 역성장했다는 속보가 Fed의 기준금리 인상 조기 중단을 점친 기존 견해에 자신감을 더하게 해줬다"고 밝혔다.

“기준금리 인상과 부진한 경제성장에 Fed 기조 바뀔 가능성”

미 Fed는 지난달 26~27일 개최한 7월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1.50~1.75%에서 2.25~2.50%로 0.75%포인트 인상했다.

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 나선 제롬 파월 Fed 의장은 한 번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한 차례 더 단행할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향후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게 적절할 것 같다고도 말했다.

FOMC 정례회의 결과가 나온 직후 발표된 미국의 2분기 GDP는 연율로 0.9% 후퇴했다. 지난 1분기에도 1.6% 역성장한 바 있다. 보통 GDP 성장률이 2개 분기 연속으로 역성장하면 경기침체라고 판단한다.

하지만 마누키안은 Fed의 자이언트 스텝과 부진한 GDP 성장률 수치를 두고 △기준금리 인상이 Fed가 의도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에 따라 Fed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막바지에 다다랐다고 판단했다.

그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경제가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며 “이번주에 발표된 주요 주택 관련 경제 데이터는 모두 전문가들의 추정치를 밑돌았고, (소비재 기업인) 웨버부터 스탠리에 이르는 기업들은 좋지 않은 분기 실적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말했다.

경기 둔화는 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Fed가 강도 높은 긴축 정책에 나선 목적이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서였다. 물가가 내려가기 시작하면 Fed의 긴축 기조도 바뀔 가능성이 있다.

“악재 나와도 반등 이어가는 주식시장”

JP모건은 시장의 반등이 이어지는 점도 ‘최악이 지났다’는 주장의 근거로 제시했다. 마누키안은 “주식시장은 6월초의 최저치보다 약 11% 상승했고,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올해 최고치보다 0.8%포인트 이상 하락했으며, 블룸버그 종합채권지수는 올해 최저치보다 5% 이상 상승했다”고 전했다.

실제 Fed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다고 발표한 지난달 27일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일제히 상승했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4.06% 급등했다. 이날 나스닥지수의 상승률은 2020년 4월 이후 최대였다.

마누키안은 “2분기 GDP 발표로 기술적인 경기침체와 주택 부문의 약세가 확인됐던 날에 주택 관련 종목의 주가는 2% 이상 반등했고, 지금은 연중 최저치보다 20% 이상 상승한 상태”라며 “단일 종목 중에서는 자동차 부품사인 오레일리 오토모티브가 지난달 28일 예상에 미달하는 연중 실적 가이던스를 내놓고도 주가가 2.5% 이상 상승했다”고 말했다.

안전·위험 자산 특성 모두 갖춘 우선주에 주목

JP모건은 “주식 시장이 반가운 안도 랠리를 펼치고 있지만, 단기적인 지수의 방향성에 대해 높은 수준의 자신감을 갖고 있지는 않다”며 코어채권과 우선주를 추천했다.

우선주에 대해 마누키안은 “채권과 주식의 특성을 모두 포함하고 있기에 올해 조정장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며 “현재 가격 및 금리 수준에서 자산을 보호하는 성격을 유지하면서도 주식과 비슷한 수익률을 주는 매력적인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국공채를 뜻하는 코어채권은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잡는 자산으로 고려하라고 JP모건은 조언했다. 최근 채권 금리가 하락세이지만, 실질적으로 경기가 침체되면 금리가 더 하락할 수 있다고 마누키안은 전망했다. 채권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 가격은 상승한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