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도 완성차·2차전지 실적 전망치 '高高'…주가는?
하반기 경기 침체 우려가 드리워지면서 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연간 실적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일부 기업들은 불황을 뚫고 실적 성장이 예상돼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상장사 영업이익 전망 1% ↓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실적 추정치가 3곳 이상 존재하는 상장 기업(유가증권시장, 코스닥 합산) 289곳의 연간 이익 전망치 합계는 238조619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216조4737억원)과 비교해서는 10.2%가량 늘었지만, 1개월 전 전망치인 240조8824억원에 비하면 0.93% 감소했다. 경기 침체 우려로 증권사들의 이익 전망치가 최근 한 달 사이 낮아진 까닭이다.

주요 기업 가운데 증권사들의 눈높이가 가장 낮아진 기업은 LG디스플레이였다. 1개월 간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가 71.3% 감소해 2127억원에 그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조2308억원과 비교하면 90.5%나 줄어든 금액이다. 중국 코로나19 봉쇄로 부품 공급이 줄어든 상황에서 경기 침체 우려로 완제품 수요도 덩달아 줄어든 까닭이다. 최근 발표한 2분기 실적도 영업손실 4883억원을 기록해 기존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예상치)인 영업손실 1363억원에 훨씬 못미쳤다.

펄어비스는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가 최근 1개월 간 24.5% 줄어들어 1039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이어 SGC에너지(-22.6%), NHN(-20.3%), 넷마블(-18.7%), NH투자증권(-15.6%), 롯데케미칼(-15.1%), DL이앤씨(-14.4%) 등도 영업이익 전망치가 낮아졌다. 최근 1개월 간 영업이익 전망치가 10% 이상 하향된 기업 수는 총 31개로 집계됐다.

◆실적 호조·저평가주 주목


반면 최근 실적 호조로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가 오르는 기업들도 있다. 가장 전망치가 많이 오른 기업은 포스코케미칼이다. 최근 1개월간 영업이익 전망치가 25.5% 늘어 169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년대비로는 39.2% 늘어난 금액이다. 배터리 소재 사업 호조로 실적 예상치도 크게 늘었다.

완성차 업체들도 나란히 실적 전망치가 올라갔다. 현대차는 22.4% 오른 10조1447억원, 기아는 20.5% 상향된 7조9095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불황 속에서도 현대차의 미국 시장 대기수요가 늘고 있다”며 “원-달러 환율 상승 및 인센티브 감소로 매출 및 수익성이 개선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유사인 S-OilSK이노베이션도 정제마진 강세 영향으로 영업이익 전망치가 각각 19.9%, 18.3% 올랐다. 이어 해성디에스(17.6%), DL(17.3%), 오스템임플란트(15.9%), 포스코인터내셔널(11.6%), 대한항공(10%)도 전망치가 오른 기업들이다. 최근 1개월간 영업이익 전망치가 10% 이상 오른 기업 수는 10개로 집계됐다.

실적 상승이 예상되는 이들 기업 중에서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여전히 1배에 못 미쳐 저평가를 받는 곳도 다수였다. PBR이 1배 미만이라는 의미는 장부가보다 주가가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차와 기아의 PBR은 29일 기준 각각 0.67, 0.93배 수준이다. SK이노베이션(0.91), 포스코인터내셔널(0.72), DL(0.37)도 PBR 1배 미만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방어적인 투자전략을 구사할 때는 개별 업종과 종목별 실적을 눈여겨보라고 조언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이 발표됨과 동시에 3분기 이익 전망치도 최근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경기 모멘텀이 둔화되는 구간에서는 영업이익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욱 커진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