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 선두업체인 아마존에 맞서 구글, 오라클과 손잡고 미국 정부를 상대로 공동 로비에 나선다. 아마존이 미국 정부의 클라우드 관련 발주를 독점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MS와 구글, 오라클 등은 정부나 공공기관이 한 회사가 아니라 복수 회사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WSJ는 전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아마존은 지난해 기준으로 글로벌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서 39%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아마존은 특히 정부와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대규모 계약에서 경쟁사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해 미국과 캐나다 정부와 공공기관이 발주한 클라우드 사업 중 아마존이 따낸 계약은 47%에 이른다. 미국 국가안보국(NSA)은 최대 100억달러(약 13조원) 규모의 대형 클라우드 사업을 추진하면서 아마존을 단독 사업자로 선정하기도 했다.

업계 2위인 MS는 지난해 기준으로 글로벌 클라우드 컴퓨터 시장에서 21%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공공분야 계약 중 28%를 따냈다.

미국 정부도 복수 회사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클라우드 사업을 추진하면서 당초 단독 사업자를 선정하겠다는 계획을 바꿔 복수 사업자를 선정하기로 했다. 미 중앙정보국(CIA)도 향후 복수 사업자를 선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복수 회사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동시에 이용할 경우 서비스를 최적화할 수 있고, 비용도 낮출 수 있다는 게 MS를 비롯한 반(反)아마존 진영의 주장이다. 켄 글루엑 오라클 부사장은 “MS의 주장이 맞다. MS의 노력을 지지하고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