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은 아직 멀었다' 기준 금리 인상, 대형 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숨죽인 미국 증시에 대한 비관론이 여전하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바닥론'에 대해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다는 잿빛 전망도 나온다.

실제 미국 월가의 대표 비관론자인 마이크 윌슨 모건 스탠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난 25일(현지 시간) 보고서를 통해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에 대한 실망감으로 인해 주가가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방어' 전략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비관론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2분기 실적 전망치가 너무 높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주당 240달러 수준인 S&P500의 주당순이익 전망치보다 기업들의 실제 성적이 예상치를 10%이상 밑돌 것이라고 봤다. 성장률 전망치를 끌어내리는 부정적인 선행지표들이 가득한 상황에서 현재 실적 전망치는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기업 실적에 대한 실망감이 현재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도 했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애플, 아마존 등 미국 대표 대형 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있다.

인플레이션 악재도 당분간 해소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윌슨 CIO는 "원자재 가격 하락 등 곳곳에서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달했다고 볼만한 요소들이 나타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 상승세가 꺾이더라도 수요가 쉽게 살아나기 어렵다"며 "집값을 비롯해 자동차, 식음료, 휘발유 등 소비재들의 가격을 통제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한 "과거 연준이 경기 침체가 시작되기 전 긴축 정책을 중단하면서 증시가 반등한 사례들이 있지만 이번에는 그런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은 상태"라고 진단했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더라도 일시적으로 긴축 기조를 일시 중단하거나 방향을 틀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추가적으로 실적에 대한 실망감이 주가에 반영될 때까지 투자자들은 방어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부연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