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이 다음 달부터 미국 장외주식(OTC) 중개 거래 서비스 제공에 동참한다. 증권사들이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을 사로잡기 위해 OTC 시장에 대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추세가 업계 전반에 확산될 지 관심이 쏠린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다음달 1일부터 미국 OTC 시장 주식거래 신규서비스에 나선다.

매매신청은 미국 정규장 시간(국내 시간 기준 오후 10시30분~오전 5시)동안 해외주식 나이트 데스크를 통해 유선으로 매수 또는 매도 주문을 할 수 있다. 수수료는 오프라인 수수료와 동일한 0.5%다.

미국 OTC 시장은 정규 거래소(뉴욕, 나스닥)에 상장하지 않은 비상장 미국주식들을 거래하는 장외거래시장이다. 다양한 국적의 종목이 달러로 거래되고 있어 환전 번거로움이 덜하고 최소 거래 기준도 없애 소액 또는 적립식 투자도 가능하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다양한 투자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미국 OTC시장의 주식거래 서비스를 신규 제공한다"며 "일부 고객들의 요청으로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아직 OTS 시장 거래가 활성화되지 않아 MTS나 HTS가 아닌 유선으로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온라인으로 미국 OTC 매매가 가능한 증권사는 키움증권과 하나증권 뿐이다. 키움증권은 국내 증권사 중 처음으로 MTS를 통해 OTC 매매 서비스를 시작했다. 온라인으로 실시간 시세와 호가가 제공 되는 곳은 하나증권이 유일하다. 하나증권 고객들은 미국 OTC 매매시 일반 해외/국내 주식을 이용하는 것과 같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삼성증권은 NH투자증권과 같이 유선으로 OTC 매매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점 방문이나 유선으로 OTC 매도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사진 왼쪽부터) 에르메스, 루이비통, 루이싱커피 로고.(사진=한경DB)
(사진 왼쪽부터) 에르메스, 루이비통, 루이싱커피 로고.(사진=한경DB)
이처럼 증권사들이 미국 OTC 시장 관련 서비스를 선보이는 이유는 일부 개인투자자들이 답보 상태를 보이는 국내 증시의 대안으로 해외 비상장 종목으로 눈을 돌리고 있어서다.

미국 OTC 시장에서는 누구나 알 수 있는 명품주들을 비롯해 글로벌 유명 기업들의 주식을 소액 투자로 사들이고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빠른 속도로 서학개미들이 유입되고 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7월 20일까지 고객들이 많이 주문한 OTC 종목(매매대금 기준)은 에르메스 인터내셔널, 루이비통, 루이싱커피 순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당장 증권업계 전체로 미국 OTC 매매 서비스가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아직까지 거래 금액이 많지 않은 데다 미국 OTC 시장의 종목은 얕은 호가와 재무 및 회계 정보가 뚜렷하지 않아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시세 연결 및 온라인 매매 지원 서비스 개발 시간 및 금액 대비 리스크 관리 어려움으로 증권사 대부분은 오프라인으로 한정된 종목만 매매 지원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울러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 등 미 금융당국에서는 투자자 보호 조치 차원에서 LPS(Low Price Securities)를 규정한 것도 미국 OTC 투자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미국주식 현지보관기관(CITI)은 올해 8월 말일로부터 미국 OTC LPS 종목 매매를 제한, 국내 예탁기관인 한국예탁결제원(KSD)에서도 각 증권사별로 특정 LPS종목 예탁 및 거래 시 예탁/결제 거부 또는 추가 비용이 부과될 것임을 고지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고객들은 특정 종목에 대해 비용부과가 정해진 만큼 리스크가 있는 종목 관리에 더욱 유의해야한다"며 "OTC 매매 거래 제공 증권사 입장에서는 고객들에게 특정 종목에 대한 사전고지를 해 OTC 종목관리/매매고객 관리에 한층 더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