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에 힘입어 KB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금융지주가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4대 금융지주에 속한 은행과 보험사 증권사 등의 순이익을 합하면 8조9663억원에 달한다. 4대 금융지주 은행 4곳의 이자이익도 15조원을 웃돌았다. 오는 9월 코로나19 이후 시작된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출 만기 연장 종료를 앞두고 충당금 적립을 확대하고, 증권과 보험 등 비(非)은행 계열사의 실적이 부진한 탓에 2분기 순이익은 1분기보다 줄어들었다.

신한은행, 해외사업도 순항

2분기 순익 앞선 신한, KB와 리딩뱅크 혈투
신한금융은 올 2분기 순이익 1조3204억원을 기록했다고 22일 발표했다. 역대 최대인 지난 1분기(1조4004억원)보다 5.7% 줄었지만 작년 2분기(1조2518억원)에 비해선 5.5% 늘었다. 상반기 순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11.3% 증가한 2조7208억원에 달했다.

신한금융은 2분기 순이익에서 전날 실적을 내놓은 KB금융(1조3035억원)을 169억원 차이로 제쳤다. 상반기 전체로는 KB금융(2조7566억원)이 신한금융보다 358억원 더 이익을 냈다. 3분기엔 신한금융투자 서울 여의도 사옥 매각 차익(약 4600억원)이 신한금융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어서 ‘리딩뱅크’ 자리를 둘러싼 KB와 신한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신한금융 실적은 이자이익이 이끌었다. 2분기 이자이익은 2조6441억원, 상반기 5조1317억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6.3%, 17.3% 늘었다.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2분기 1.98%로 KB금융(1.96%)을 앞질렀다. 신한베트남은행과 일본 SBJ은행 순이익이 전년보다 각각 50.2%, 32.5% 증가하면서 해외사업 손익도 1분기보다 19.4% 늘어난 1541억원을 기록했다.

핵심 계열사인 신한은행은 2분기 8200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면서 국민은행(7491억원)을 제쳤다. 하지만 주식시장 침체로 신한금융투자 2분기 순이익은 작년보다 45.3% 급감한 846억원에 그쳤다. 신한금융은 2분기 충당금 3582억원을 포함해 올 상반기 6018억원을 쌓았다. 작년 상반기(3590억원)보다 67.6% 늘어난 수치다.

우리금융, 지주사 3위 등극

우리금융의 2분기 순이익은 작년 2분기보다 22.4% 증가한 9222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24% 늘어난 1조7614억원으로 집계됐다. 분기·반기 기준 모두 역대 최대다. 2분기 이자이익(2조1150억원)과 상반기 이자이익(4조1033억원)이 전년보다 각각 6.4%, 23.5% 증가했다.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도 상반기 3조4815억원에 달하는 이자이익을 바탕으로 1조5545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4대 금융지주 중 ‘만년 4등’을 면치 못했던 우리금융은 상반기 3위로 올라섰다. 금리 인상 역풍을 맞아 실적이 주춤한 증권과 보험 계열사가 없는 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나금융의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보다 1.47% 줄어든 1조7274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순이익도 82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했다. 하나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1조37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 늘었지만 하나증권의 순이익이 전년보다 49.6% 줄어든 1391억원에 그쳤다. 하나금융은 지난 1분기 특별퇴직에 따른 일회성 비용 증가와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기업은행은 이날 상반기 순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 늘어난 1조2264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김보형/박상용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