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변동성 확대와 원자재 가격 급등락으로 상장지수증권(ETN)이 기초자산의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등록된 ETN 괴리율 초과 공시는 236건으로 집계됐다. 작년 7월 전체 등록 건수(28건)의 8배가 넘는다. 올해 전체 ETN 괴리율 초과 공시는 총 2105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474건이 등록된 것과 비교하면 4배 이상 증가했다.

ETN의 괴리율은 ETN의 시장가격와 지표가치(IV)의 차이를 말한다. ETN 괴리율이 커졌다는 것은 실제 가치보다 싸거나 비싸게 거래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자산으로만 구성된 기초지수를 이용하는 ETN은 괴리율 1% 초과시, 해외자산이 포함된 기초지수를 이용하는 ETN은 괴리율 2% 초과시 공시를 해야 한다.

일부 레버리지 상품의 경우 괴리율이 두 자릿수를 넘기기도 했다. ‘KB 레버리지 KRX 2차전지 K-뉴딜 ETN’의 경우 지난 18일 기준 괴리율이 13.16%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원자재 가격 변동과 금리인상, 물가상승 등을 괴리율 초과 건수가 증가한 원인으로 꼽는다. 시장가격이 지표가치를 반영할 수 있도록 유동성공급자(LP)들이 적정 호가를 제공해야 하는데,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호가 제시가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이 요동치고, 금리인상으로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커진 상태”라며 “자금이 급격히 유입되면서 괴리율이 확대된 원자재 상품 등은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