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표 빅테크 'FAANG(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가운데 메타(옛 페이스북)와 알파벳(구글의 모회사)의 낙폭이 지나치다는 분석이 나왔다. '가치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의 투자법대로 기업 내재 가치보다 시장 가치가 현저히 낮은 지금 이들 주식을 매수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17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글로벌 리서치업체 모닝스타의 데이비드 세케라 수석 미국 시장 전략가는 "나스닥 지수가 올해 들어 28% 하락하는 등 약세장에 진입하면서 FAANG 주식도 대폭 할인된 가격에서 거래되고 있다"면서 메타와 알파벳을 낙폭과대주로 꼽았다.

메타와 알파벳 주식은 버핏이 강조한 이른바 '안전마진(margin of safety)'이 큰 상태다. 안전마진이 크다는 것은 시장 가치보다 기업의 내재적 가치가 더 높다는 뜻이다.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는 특히 시장 변동성이 클 때 안전마진의 크기를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런 관점에서 메타의 안전마진은 큰 편이다. 18일 메타 주가는 전날 보다 1.54% 올랐지만 연초에 비해서는 50.6% 하락했다. 세케라는 "메타 주식은 모닝스타가 계산한 적정 가치 보다 50%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메타의 주가수익비율(PER)은 현재 12.6배로 동종업계 중에서 가장 낮다. PER이 낮을수록 주식이 저평가됐다는 뜻이다. CNBC는 "메타 주식을 분석한 애널리스트 중 약 80%가 메타에 매수 등급을 매겼다"고 보도했다.

세케라는 장기적 관점에서 메타의 디지털 광고 부문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단기적으로는 악재가 예고된 상태다. 앞서 메타는 애플의 사생활 보호 기능 강화로 개인 맞춤형 광고가 어려워지면서 올해 약 100억달러의 매출 손실이 예상된다고 했다. 하지만 메타는 인스타그램의 짧은 동영상인 '릴스'와 인공지능에 투자하는 등 애플의 정책 변경으로 인한 손실을 메우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18일 알파벳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46% 내린 109.03달러에 마감했다. 올해 들어서는 24.8% 하락했다. 세카라는 "알파벳 주가는 모닝스타가 추산한 알파벳의 적정 가치보다 35%가량 저렴하다"며 "PER은 18.3배로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빅테크 매도세는 지나치다”면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저렴해 보이는 메타와 알파벳 주식을 다시 한번 눈여겨 볼 때”라고 덧붙였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